가을을 느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낙엽을 보고 느끼기도 하고, 서늘해진 날씨를 느끼기도 한다. 또 비염 증상이 심해진 것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체감하기도 한다.
한낮과 아침, 저녁의 기온 차가 많이 나는 시기를 환절기라고 한다. 절기가 바뀌는 이 시기에는 일교차가 크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호흡기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호흡기가 약해지면 바이러스 질환에 쉽게 노출 될 뿐 아니라 비염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비염(鼻炎)은 코의 염증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을 주 증상으로 한다. 알레르기비염은 그 원인이 특정 알레르기원(일교차, 꽃가루, 곰팡이 등)에 의한 것을 말한다. 똑같은 알레르기원인 물질에 노출되더라도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그 증상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건조한 가을에는 콧물점도가 높아지면서 코가 흘러나오기보다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나타나면서 목 안의 이물감을 유발하기도 하고, 눈 주변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다크 서클, 결막염 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염증반응을 억제해 비염증상을 완화한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시기에는 이런 약들이 잘 안 듣기도 하고, 코안이 마르거나 내성이 생기는 부작용 등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을 코 하나에서만 보는 것이 아닌 장부 전체의 균형에서 찾는다. 비위(脾胃)기능 문제로 인해 장내세균총이 깨지거나 체내 노폐물(담음)이 많아져 코에서 지나친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하고, 호흡기바이러스 감염(폐열)이나 스트레스(심화)로 인해 코 점막이 건조해져 알레르기물질에 취약해지는 것으로 파악해 이를 함께 개선하는 치료를 한다. 체질과 증상에 따라 여러 처방이 사용되는데, 소청룡탕(小靑龍湯), 형개연교탕(荊芥連翹湯),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등이 다용된다.
비염증상 자체를 완화하는 처방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몸 속 원인을 개선하는 치료를 통해 면역력을 개선하고 비염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하고 코 주변의 순환을 개선하기 위한 침, 뜸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비염증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의 변화가 함께 되면 좋다.
일교차가 큰 날은 마스크 착용을 통해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코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코점막의 온도변화를 줄이는 것이 좋다. 차가운 물보다는 따뜻한 물을 자주 섭취하고 운동을 통해 혈관 운동성을 개선하는 것도 비염에 도움이 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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