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 옷 수선 전문점

우리 동네 핫플_이 가게 어때?   감삼동 ‘대신 옷수선’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좋아하는 일이라 즐기면서 일하시는 감삼동 터줏대감 옷 수선집이 있어 소개해 볼까 합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지만 30년을 하셨으면 지겹지 않냐고 여쭈어보니 사장님은 아직도 수선할 옷을 보면 “옷감의 특성을 고려해 요렇게 수선하면 결과물이 잘 나올껀데!!”라는 생각에 “지겹지 않아요. 아직도 재미있습니다!”라고 멋쩍게 웃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끼던 비싼 바지에 소스를 흘려 세탁해도 빠지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지인의 소개로 ‘대신 옷수선’에 찾아갔는데, 사장님은 “얼룩이 오래되어 빠지지 않으니, 반바지로 리폼해서 새로운 옷으로 탈바꿈하면 어떻겠냐”고 하시며, 여름만 되면 잘 입고 다니는 애착 바지로 만들었습니다.
여름시즌이면 밍크코트 수선이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혼수품 예단으로 선물 받았던 밍크코트를 수십년이 지나서 입으려고 하면 지금 유행과는 많이 동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과감하게 코트를 조끼로 만들고 남은 밍크 분량으로 목도리도 만들고 예쁜 소품으로도 리폼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수백만 원짜리 밍크를 다루다 보니, 기술이 없으면 옷을 망치기 때문에 여기서 30년 경력이 빛을 발휘하는가 봅니다.
또 어떤 손님은 코로나 시국에 살이 쪄서 입던 옷이 작아져서 여성 기성복 55사이즈를 77사이즈로 만들어 달라고 해서 원피스 아랫단을 표시 나지 않게 줄이고, 옆 허리 쪽 원단을 자로 재 무늬를 맞춰 품을 늘려 드렸는데, 아주 만족하셨다며 옷을 새로 사지 않아도 되고, 수선비로 새로운 옷을 사 입는 기분이라며 사장님 덕분에 더 열정적인 강의를 하게 되었다고 인사를 들었을 때는 남다른 책임감도 느꼈다고 합니다.
옷장에만 있었던 옷인데, 사장님 덕분에 환골탈태해서 수선한 옷을 잘 입고 다닌다는 말에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사장은 몇 년 전에 큰 병으로 병원생활을 할 때 “가게 문 닫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응원해 주시고 기다려 주신 단골분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재봉틀을 다시 잡게 됐다고 합니다. 금손이시지만, 겸손하고 자기 일에 진정 즐거움을 느끼고 꼼꼼함을 넘어 손님이 만족할 때까지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달서구 달구벌대로323길 12(감삼동 66-1) / ☎010-2828-0290

박언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