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아이가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어야하나요? 해열제 복용의 득과 실

감기가 기승을 부리는 환절기다. 어린이집, 유치원, 새로운 환경에 노출까지 겹치면서 몇 달씩 이어지는 감기로 인해 감기약을 복용하다 아이의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 한의원을 내원하는 부모님들이 많아졌다.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열에 대해 공포감으로 체온이 38℃만 살짝 넘어도 해열제를 먹이는 분들이 많다. 해열제를 복용하면서 얻는 득과 실은 무엇이 있고 우리아이를 건강하게 자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열(Fever, 熱)이란 면역반응 중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시상하부에서는 열을 발생시켜 인체의 면역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반대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활동을 막는다. 몸 안에 들어온 병균과 싸우기 위해 열을 내고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있는데 해열제를 사용하여 억제하게 되면 내 몸은 병균과 싸울 기회를 놓치고 후천적 면역획득을 통한 면역력강화가 힘들어진다. 게다가 무분별한 해열제, 항생제 사용은 오히려 감기가 오래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열은 강제로 내리는게 아니라 몸이 병균을 제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소실된다.

그럼 무조건적으로 해열제를 사용하면 안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몸을 지키기 위한 발열반응이지만, 지나치게 되어 몸을 상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필요한 경우에는 해열제를 사용하여 아이의 불편함을 덜어줘야 한다. 아이들은 기초체온이 높고 면역력이 약해 자주 열이 날 수 있다. 아이가 열은 나지만 밥을 잘 먹고 잘 놀고 불편해 하지 않는다면 선제적으로 해열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39℃ 근처까지 체온이 오르면 해열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만 해두길 권장한다. 반대로 열이 크게 높지 않지만 아이가 추워하거나 열로 인해 힘들어 한다면 해열제를 써서 아이의 불편감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보호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열경련’이다.
단순 열경련의 경우,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 많은 나라의 소아과학회에서는 해열제가 열성 경련을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열경련을 예방하기 위한 사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아이가 경련을 하면 몸과 얼굴을 옆으로 돌려 기도를 막지 않도록 한다. 만약 아이가 5분 이상 경련을 하거나 경련이 3회 이상 반복되는 경우 뇌파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병균과 싸우는 과정에서 면역력을 획득하고 단단하고 건강하게 자란다. 평생 아프지 않을 순 없다. 덜 아프도록 면역력을 관리해주고 질병으로 싸우게 되었다면, 잘 싸우고 잘 회복할 수 있도록 현명하게 도와줘야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대구시 달서구 달구벌대로 1607 / 보생조한의원 ☎053)56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