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한결같은 맛으로…

서남시장 모두랑 분식


30년 한결같은 우리 동네 감삼동 서남시장 끝자락에 있는 모두랑 분식집을 소개합니다. 30년 전 푸른방송 인근에서 처음 가게를 시작하셨다 합니다. 지금 서남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도 20년이 넘었다 하네요. 그 세월의 무게만큼 음식 맛은 단연 최고였습니다.
분식집이니 당연히 떡볶이나 튀김류가 맛있지만, 의외로 그 집에서 팔고 있는 돌솥비빔밥이랑 찹쌀수제비 같은 음식이 오늘의 추천 메뉴입니다. 처음엔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확 단맛? 그건 아닌 거 같구요. 예전에 외갓집에 가면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도 분식류보다는 대부분 찹쌀수제비와 비빔밥을 주로 드신다고 합니다. 다들 저처럼 어릴 적 외할머니의 맛이 나서 많이들 찾아오시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그 아련한 맛이 나는 걸까 사장님께 물어봤습니다.
“모든 기본이 되는 간장, 된장, 고추장을 집에서 직접 담가서 써요. 그 맛이 음식의 맛을 결정하거든요. 찹쌀수제비 같은 경우는 육수에 황태를 넣어 끓이고 찹쌀은 국내산만 써요. 그냥 원칙대로 하는 것뿐인데, 나는 음식 맛이 제대로 안 나면 짜증이 좀 나는 스타일이에요. 진짜배기로 만들어야 내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것뿐이에요.”
일반 음식점보다 더 확고한 사장님의 고집이 30년의 세월을 꿋꿋하게 버틴 원동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태로 진하게 우려 낸 육수의 찹쌀수제비는 돌아가신 외할머니와 추억의 한 그림을 웃음으로 그리고 싶은 날 이 가게에 와서 뜨끈한 국물 한 그릇 마시러 온답니다.
“힘들지만 우리 집에 늘 찾아오는 손님들 덕분에 힘이 납니다. 30년을 한결같이 찾아오고, 먹고 나서는 맛있다고 엄지 척 해주시는 손님들에게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해요” 그 작은 한마디에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장님의 마음이 따뜻해 이런 맛이 나는 거겠지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조그마한 가게에서 30년 긴 시간동안 우리 곁을 지켜주는 사장님, 손님 한 분 한 분 또 왔냐며 반갑게 맞아주시는 모습. 잊히지 않아 또 갑니다. 음식이 먹고 싶어 가는지 그 정겨운 마음이 느끼고 싶어 가는지 저도 아직 잘 모릅니다.
바쁜 일상에 추억이 메말라 가는 요즘, 어릴 적 외할머니가 끓여주시던 황태육수의 찹쌀수제비 한 그릇 덕분에 오늘도 가슴 속에 추억의 단비가 내립니다.

☞모두랑 분식: 달구벌대로329길 50(감삼동 31-7번지)
서남시장 끝자락 / ☎ 010-7523-9213

최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