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 칼국수라고 아시나요?

관문시장 19년 전통의 진짜 손으로 하는 국수 ‘합천 손칼국수’


전국에서 밀가루 소비량이 가장 많은 도시는 단연코 대구다. 그 이유는 대구 사람들의 국수 사랑 때문에 국수의 성지라 불리기 때문이다. 서문시장에는 밀가루로 만든 온갖 국수 골목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니 말이 필요 없다. 외국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칼국수(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잔치 국수, 비빔 국수 등 종류도 많기도 하다. 거기에 경상도 사람들만 알아듣는 재미있는 국수도 많다. 그중 누른 국수와 건진 국수는 젊은 사람들도 잘 모르는 국수 종류다. 누른 국수는 반죽한 면을 국물과 함께 삶아 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칼국수이고 그에 비해 건진 국수는 면을 삶아 찬물에 한번 넣어서 건져내 장국을 부어서 먹는 음식이다.
서부정류장 옆에 위치한 관문시장 안에 2평 남짓한 작은 건진 국수 가게에는 메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곳은 19년 동안 국수만 팔고 있는 전통 국숫집이다.
보통 칼국수 하면 따뜻한 것을 떠올리지만 건진 칼국수의 경우 끓는 물에 국수를 삶아 찬물에 헹구어 사리를 만들어 그릇에 담고, 취향에 따라 따뜻한 장국 혹은 시원한 장국을 부어 먹을 수도 있다. 특별히 시원하게 먹는 국수를 손냉칼국수라 한다.
이 가게에서는 다른 집 국수처럼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손으로 만든다. 반죽부터 밀어서 칼로 썰어 정성과 손맛이 들여 만들고 있는 중이다. 그로인해 19년 전통의 변함없는 맛이 유지되고 있고 그 맛을 잊지 않고 꾸준히 찾고 있는 단골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국수 가격도 저렴하다. 손님들이 국수 값을 올리라고 하는데 어려운 시기에도 가게를 찾아주시는 분들과 단골들이 있어서 가게가 존재한다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국수 값마저 올리면 안 된다 생각하니 국수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단다. 그것보다 요즈음 치솟고 있는 고춧값이 더 비싸니 고추 더 달라는 말이 더 무섭다고 웃고 넘기신다.
넉넉한 마음과 정이 아직도 넘치는 시장 한 켠에서 국수를 밀고 계시는 모습이 정겹다. 다시 오고 싶은 또 오고 싶은 시장 국수집이다.
☞합천 손칼국수 / 대구시 남구 대명11동 1154-6번지 / ☎ 010-6374-6308

안상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