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뽕을 부르는 ‘봄 짬뽕’


‘봄짬뽕’ 감삼동에서 맛집으로 꽤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사장님은 원래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을 운영하셨는데, 브랜드 레시피에 종속되다 보니 본사의 간섭이 심하고 본사에서 정해주는 대로 닭만 튀기는 단순 반복적인 일상이 “과연 내가 만든 음식이 맞는가?”라는 근본적인 회의감을 가지게 됐고, 본인의 음식에 대한 열정을 펼치는 데 한계를 느껴, 안정적인 수익이 나왔던 치킨 가게를 과감하게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무슨 음식을 만들까 한참 고민하던 중 누구나 어릴 때부터 좋아하고 맛있게 먹었던 짜장면, 짬뽕을 자신만의 가게 이름을 걸고 맛있게 만들어서 팔면 보람 있는 일상과 의미 있는 인생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무작정 전국의 유명 짬뽕집들을 찾아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 넘게 박봉에 시달리는 일반 직원으로 일하며 틈틈이 어깨너머로 조리비법을 배워서 퇴근 후 연구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결국 지금 판매 중인 본인만의 독특한 시그니처 짬뽕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안정된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본인만의 레시피를 위해 무모할 만큼 힘겨운 도전을 펼친 몇 년은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어떤 시련과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겨 낼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봄 짬뽕의 짬뽕은 국물이 걸쭉한 게 독특한 특징으로 손님이 주문하면 즉석으로 사장님만의 ‘노하우’인 신선한 야채와 해물에 생 고춧가루를 넣어 센 불에 살짝 그을리게 불향이 날 만큼만 볶다가 직접 만든 야채 수를 넣어 센 불에 끓여 내면 진하고 걸쭉한 봄 짬뽕이 완성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조리 시간이 조금 길어지다 보니 처음에 오픈한지 얼마 안 되어서는 성격 급한 손님들이 짜증 섞인 말투로 “짬뽕 언제 나오나요?”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지만, 식사를 다 하시고는 저마다 “사장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반응을 해주셔서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힘을 내서 본인만의 노하우를 고수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사장님의 추천 메뉴이자 인기 메뉴는 차돌 짬뽕이라고 합니다. 맛있는 짬뽕에 따로 익힌 차돌고기가 추가되어 더 깊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하여 제일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릇이 크다 보니 짬뽕 양이 정말 넉넉합니다.
일행과 함께 가면 진한 국물에 신선한 채소와 해물들을 곁들여 먹고 나면 남은 국물이 너무 아까워서 항상 공깃밥 한 개를 더 시켜 나눠서 말아먹고 오게 됩니다. 그래서 밥을 부르는 맛있는 짬뽕이라고까지 하나 봅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커다란 메뉴판 옆에 안내판 글귀가 눈에 뜁니다.
저희 딸 이름이 ‘봄’입니다. 봄이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부모 마음을 담았습니다. 우리 아이를 위한 아빠의 밥상 ‘봄 짬뽕’
음식에 대한 사장님의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단골분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봄 짬뽕: 대구 달서구 당산로 105(대구시 교육연수원과 두류 시장 사이) / ☎ 053-527-2233

박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