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걷기 좋은 길은 없다 ‘달성보 녹색길’

지자체별로 다양한 걷기코스가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데 달성의 대표적인 도보길인 달성보 녹색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곡역에서 시작해서 대구수목원, 남평문씨 세거지를 거쳐 옥연지를 지나 달성보까지 총 22㎞에 달하는 난이도가 상당한 코스이다. 기내미재와 함박산 등 총 다섯 개의 고개를 지나고 이동거리도 길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많다. 하지만 지하철 1호선 대곡역이 시작점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좋고 아름다운 관광지와 유적지를 많이 경유하기 때문에 걷기에 자신 있는 분들은 도전해 볼만한 코스이다. 비슬산 둘레길과 자전거도로와 겹치는 구간이 있지만 갈림길마다 안내 표지판이 잘 되어 있고 녹색길 이정표만 잘 따라가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길이 시작되고 곧바로 대구수목원과 남평문씨 세거지, 인흥서원 등 꽤나 많은 볼거리를 지나기 때문에 초반에 시간이 많이 지체될 수 있어 시간배분을 잘 할 것.
화원읍 명곡리에서 옥포읍 반송리로 넘어가는 고개가 기내미재인데 간이 휴게소가 있어 쉬어갈 수 있다. 기내미재를 지나 함박산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가파른 경사와 계단이 쉽지 않지만 함박산 정상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경치가 정말 끝내준다. 걸어온 코스가 한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낙동강과 강정보까지 조망된다. 여기서부터 옥연지(송해공원)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옥연지까지 오면 약 11㎞로 코스의 절반을 왔다고 보면 된다. 보통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데 식당과 편의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많아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겨울해가 짧기 때문에 너무 늦게 출발하면 어두워져서 달성보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찍 출발하도록 하자. 기자는 8시 반에 대곡역에서 시작해서 오후 4시 반에 달성보에 도착했으니 총 8시간이 걸렸다.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돌아올 때는 달성보에서 대곡역까지 655번 버스를 타면 된다. 차로 가면 3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8시간이나 걸려 걷는 게 미친 짓처럼 보일수도 있으나 늦가을의 단풍을 만끽하며 두 다리로 달성 구석구석 누비는 달성보 녹색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