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Alexandros the Great, BC 356~BC 323)이 페르시아를 정복할 때 하루는 먹을 것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갈증이 심하게 나있던 중 마침 노새에 물을 싣고 가는 사람과 마주쳤다. 대왕의 부하가 “대왕께서 목이 마른데 물을 줄 수 있겠느냐” 라고 하자 그는 “대왕님께 물을 드릴 수 있어 영광이다” 라고 하였다. 이에 대왕의 부하가 투구를 벗어 물을 가득 담아 대왕에게 바치자 대왕은 잠시 머뭇거리다 그 물을 다시 양동이에 붓게 했다. 왜냐하면 대왕의 주변에서 수많은 부하들이 그 장면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만약 이 물을 마시면 자신의 부하들이 더욱 목이 마를 것을 염려하여 마시지 않았던 것이다. 이로써 그의 부하들은 알렉산더 대왕을 더욱 신뢰하였고 힘과 용기를 얻어 페르시아를 정복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위대한 장군은 부하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나폴레옹(Napoleon Bonaparte, 1769~1821))의 일화도 이에 못지 않다.“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면 최전방에 저 어린 병사들과 함께 내가 던지는 목숨이야말로 최후의 카드가 아니겠는가.” 나폴레옹이 남긴 이 한마디 말 속에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희생정신을 부하들에게 강요하기보다 지휘관이 전장의 최일선에서 몸소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러한 지휘관의 모습을 본 부하 장병들은 전투에서 후퇴하지 않고 용감히 싸웠다.나폴레옹은 부하들에게 매우 엄격했다. 그는 명령을 어긴 사람에 대해서는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단호히 처벌했다. 러시아 원정 때 하루는 눈보라가 세차게 불어 와 벌판에서 그대로 야영을 하게 됐다. 그날 저녁 그는 밤새 보초 설 병사들을 직접 불러 모아 놓고 명령했다. “오늘 밤 러시아 코사크 기병들이 기습 공격을 해 올지 모른다. 자기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라. 만일 명령을 어긴 자는 내일 총살형에 처할 것이다.” 이윽고 밤은 깊어 가고 나폴레옹은 자정 무렵 숙소에서 나와 야간 순찰을 돌았다. 마지막 초소에 이르렀을 때 보초를 서던 병사가 너무 피곤한 나머지 앉은 채 잠들어 있었다. 이 광경을 본 나폴레옹은 말없이 보초 임무를 수행했다. 날이 밝아 올 즈음 잠에서 깬 보초병은 자기 대신 보초 임무를 서고 있는 나폴레옹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무릎을 꿇고 죽여달라고 했다. 한참 보초병을 바라보던 나폴레옹은 총을 건네주며 말했다. “나 밖에 본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나는 너를 용서해 주겠다” 날이 밝으면서 러시아군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자 한 병사가 적진으로 뛰어들어 용감히 싸웠다. 그 용기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동료 병사들도 사기가 충천,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전투가 끝난 뒤 나폴레옹은 용사의 시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그날 새벽 자신이 대신 보초를 서 준 병사였다.이처럼 충성은 부하가 상사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가 부하에게도 하는 것이다. 상사가 부하에게 충성할 때, 즉 상사가 부하를 존중하고 배려하여 사랑을 베풀면 부하는 심지어 목숨까지 바쳐 이에 보답한다. 부하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동반자라고 여기고 상하 관계를 떠나 평생 친구로 생각하며 부하의 마음을 열고, 긍정의 열린 생각을 갖게 하고 그리고 실천하도록 이끄는 끈끈한 관계에서 동반성장이 가능하고 그 조직은 더 좋은 성과를 내고 발전할 수 있게 된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