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조약국으로 잘 알려진 ‘흥생한의원’이 올해로 개원 70주년을 맞았다.
‘흥생한의원’은 명의이라 불리며 생전에 환자를 진료하는데 일평생을 받쳤던 故혜산 조경제 선생이 1954년 12월 7일 감삼동 193번지에 개원한 대구를 대표하는 한의원 중 하나다.
‘흥생한의원’이 ‘성서 조약국’이라 불리게 된 것은 감삼동을 그 당시 ‘성서’라고 불렀는데, 약국이나 병원이 드물었던 시절 ‘성서’에 유일하게 생긴 한의원을 사람들이 ‘성서에 조(趙) 씨가 하는 약국’이라 부르기 시작하며 지금껏 별칭이 되어 불리게 되었다.
1973년에 지금의 자리에 2층으로 신축하여 조경제 원장이 타계한 2012년 12월 24일까지 60여 년간 본인의 자리를 지키며 환자들을 진료하였으며, 지금까지도 건물과 진료실의 모습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한편, “환자들의 진료에 충실하여 가족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이름은 없어도 좋다.”라는 조경제 원장의 신념을 이어받아 그의 아들과 손녀가 3대째 한의사로서 보생조한의원의 이름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으며, 후손들이 모여 결성한 ‘혜산봉사단’은 이런 숭고한 뜻과 얼을 받들고 지켜 나가고자 매년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받은 감사한 도움과 성원을 다시금 환원하기 위해 1978년 ‘흥생 장학회’를 시작으로 지금의 ‘재단법인 수림장학회’를 설립하였으며, 마을 어르신들의 편안한 휴식과 즐거운 여가생활을 위해 당시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경로당인 ‘수림원’을 건립하였고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하여 타의 모범이 되는 학생들에게는 장학을 지급하고 있다.
이번 70주년을 맞아 보생조한의원의 조현정(조경제 원장의 손녀) 한의사는 “지금도 환자들을 보면, 늘 새벽부터 한의원을 열고 환자들을 맞이하셨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각이 난다.”며 “아버지와 저도 한의사지만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아픈 환자분들과 주민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최선의 진료와 봉사를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故혜산 조경제 원장의 회고록 ‘홍안’에서의 기록처럼 “아픈 이들을 위해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고단함 정도는 잊을 수 있다. 한의사가 되어 최선의 노력으로 봉사하고 있음을 낙으로 알고 열심히 한다.”는 그의 일생에서 펼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참 모습과 이 시대의 진정한 삶의 정신은 ‘흥생한의원’에 고스란히 남아 지금까지도 지역민들의 기억 속에 감사와 존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