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비위(脾胃)기능이란 소화기관의 연동운동, 소화액 분비 등을 통한 음식의 분해, 소화, 흡수 과정을 아우르는 용어다. 비위 기능을 후천지본(後天之本)이라고 하여,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닌 태어난 뒤에 성장과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근본으로 생각했다.
이런 비위기능의 저하는 단순히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영양흡수와 신진대사 저하를 의미하기 때문에 쉽게 피로를 느끼고 체력이 약해지며, 면역력 저하, 성장 부진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장-뇌축(gut-brain axis)의 관련성까지 밝혀지며, 장의 건강이 소아청소년의 정서에도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 비염, 천식 등 면역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변비가 있으면 식욕이 떨어지고, 식중독에 걸리면 설사를 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맛이 없어지거나,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기도 한다. 위장의 건강은 장 건강에 영향을 끼치고, 장 건강은 위장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며, 스트레스과 심리적인 요소 역시 소화 기능에 영향을 끼친다. 건강한 비위 기능은 식욕을 촉진하는 약이나 소화제를 사용해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이 저하된 생활습관을 찾아 개선하면서 틀어진 인체의 균형을 잡아, 비위가 스스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아이들의 체질과 비위 기능 저하의 원인, 나이 등을 고려하여 비위를 치료한다. 위장관운동을 촉진 시켜주는 처방이나 스트레스(기울,氣鬱)을 풀어 운동기능을 회복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처방에는 소건중탕, 인삼양위탕, 보중익기탕, 향사육군자탕 등이 있다. 나이 등을 고려하여 침, 뜸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비위 기능의 상태를 알아볼 수 지표로는 ▲식욕이 있는지, ▲먹는 양은 충분한지, ▲특정 음식을 거부하지는 않는지, ▲음식을 먹고 난 뒤에 복통을 느끼지는 않는지, ▲대변상태는 정상적인지 등이 있다. 설진(舌診), 복진을 통해서도 비위의 건강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비위가 약하면 아이는 음식을 먹고 싶어도 소화가 힘들고 배가 아프기 때문에 음식을 멀리하게 되고, 음식을 먹어주었으면 하는 부모님과 자주 싸우게 되면서 식사 시간이 즐겁지 않고 불편한 시간이 된다. 이런 부담은 오히려 위장관 운동성을 더 떨어뜨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아이의 식습관, 대소변 상태 등을 관찰하여 비위 기능 저하가 의심된다면,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한의치료를 받길 권장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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