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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고 답하다] 가정 경영
  • 푸른신문
  • 등록 2022-03-10 14: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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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가정 경영과 기업 경영에 대해 일반 시민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였다. 그 결과 가정 경영이 기업 경영보다 어렵다고 응답 한 사람이 전체의 49.9%, 그렇지 않다가 13.8%, 잘 모르겠다가 36.4%로 나왔다고 한다. 이 조사를 보면 요즘 우리들의 현실은 가정생활이 원만한 가정보다 불편한 가정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진정한 의미의 가정이란 서로 이해하고 빈 곳을 채워주는 안식처이자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특별한 존재이다. 이러한 가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현 시대에는 일종의 가정 경영이 필요하며 그것은 부부 관계, 자녀 관계, 형제자매 관계, 친인척 관계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 등을 포함한다. 이렇듯 많은 관계와 요소가 충족돼야하기에 가정마다 그 경영에 대한 성취도니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가정 경영을 이뤄 나갈 수 있을까.
먼저 무엇보다 행복한 부부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의 부부문제 최고 권위자인 존 가트만 박사는 “행복한 부부를 만드는 황금 비율은 긍정적 감정 대(對) 부정적 감정 비율이 5 : 1이라고 하며, 이것이 4 : 1, 3 : 1, 2 : 1, 1 : 1이 되면 이혼으로 가는 분기점”이라고 했다. 우리도 상대방의 좋은 점을 먼저 보려는 긍정적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또 행복한 부부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결혼 80주년을 맞은 미국의 한 부부는 ‘백년해로’의 비결로 항상 ‘미안해(Sorry)’라는 말을 잊지 않았던 것을 꼽았고, 또 한 토크쇼에서 자니윤 부부도 대화 중 ‘You are right dear’라는 말로 서로를 감싸면 다툼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대화법만 바꿔도 가정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데, 우리는 과연 일상생활에서 배우자에게 ‘미안해, 당신이 옳아, 고마워’라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할까.
다음은 자녀 교육과 우호적인 형제자매 관계 확립이다. 자녀들은 ‘생각할 줄 아는 사람, 내 이익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 자기 스스로 존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져야 한다. 또 형제자매 간은 좋은 일이 생기면 함께 기뻐하고 나쁜 일이 생기면 서로 위로하는 관계를 조성해 주고 경쟁 분위기를 탈피해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과 삶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우리나라도 주 5일 근무제의 도입과 함께 일과 생활의 균형(WLB, Work & Life Balance)이 더욱 중시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이러한 개념이 생소한 가정들이 많은 것 같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란 근로자가 일과 생활을 모두 잘해 가고 있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무엇보다 주관적이고 자율적인 부분이기에 실천해 나가기 힘들 수 있으나 균형 잡힌 삶을 통해 가정의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함게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19세기 영국 수상을 지낸 벤저민 디즈테일리는 “공적인 생활에서의 그 어떤 성공도 가정에서의 실패를 보상해 주지는 못한다.”고 가정의 중요성을 말한 바 있다. ‘성공은 기정의 평화로부터 온다’는 평범한 진리와 함께 새겨들을 만한 경구이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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