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으로부터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지 않은 이상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을 안 하고, 직업 없이 살 수는 없다. 재산을 물려 받았다고 하더라도 직업이 없다면 행복해지기가 어렵다. 우리가 직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돈’ 외에 더 많은 가치들이 있기 때문이다. 직업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직업이란 직(職)과 업(業)의 복합적 뜻을 갖고 있다. 직(職)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맡아야 할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고, 업(業)은 벌이의 수단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직업에 대해 어떤 이는 ‘돈을 버는 수단’으로, 어떤 이는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소명’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여기에서 한 가지 역할만이 의미가 있을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이 모든 역할이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직업을 고려하지 않고 가슴 뛰는 행복한 삶을 생각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직업에서 어떤 목적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직업에서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고, 직업에 대한 열정의 정도가 좌우되며, 직책수행에서 그의 능률과 발전이 결정된다. 직업을 단순히 생존 수단이나 물질적 행복의 수단, 성공 수단으로만 파악한다면 우리는 그 속에서 보람이나 긍지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게 된다. 즉 우리는 직업을 통해 자기발전을 추구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다.
10년, 20년 전만 하더라도 한 번 직장을 선택하면 그 곳에서 퇴직할 때까지 일을 했다.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았고 퇴직 후에는 연금이나 그 동안 모아 놓은 돈으로 노후를 보냈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어떤 기업도 정년까지 직장을 보장해 주는 곳이 없고 수명도 늘어났기에 50세만 되더라도 한창 나이가 되어 버렸다. 한창 나이에 집에서 빈둥거리면 배우자와 자식들에게 눈치 보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뿐만 아니라 노후에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계속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통상 평생 동안 직장을 여러번 옮겨 다니게 된다. 예전에는 좋은 직장을 한번 선택하면 행복한 인생을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직업을 잘 선택해야 즐거운 인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제 평생 직장의 시대가 아니라 평생 직업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미래 학자들에 의하면 이 평생 직업의 시대도 영원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에서는 직업도 변화무쌍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구용희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