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친구

하버드 대학 의대교수인 조지 베일런트는 인간의 행복에 관해 연구한 ‘행복의 조건 : 하버드 대학교 인간성장 보고서’로 유명하다.그는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 268명, 천재 여성 90명, 자수성가한 남성 456명을 대상으로 1930년대부터 72년간 이들의 생애를 연구했다. 이 연구에서 그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에 이르는 첫 번째 요소가 친구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의 의미는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 인간의 행복이 경제적인 것, 또는 좋은 직업에 의해 결정지어질 것이라는 예단(豫斷)을 완전히 뒤집었다는 것이다. 친구는 돈과도, 높은 지위와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해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란 것을 나타내 주는 연구인 것이다.친구간의 두터운 우정을 일컫는 고사성어를 찾아 보았다.

◆수어지교(水魚之交): 물과 물고기처럼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친한 사이 / 삼국지(三國志), 「先王曰, 孤之有孔明 猶魚之有水(선왕왈, 고지유공명 유어지유수)」 / 유비가 관우와 장비에게 이르기를, 나에게 공명은 물고기에게 물이 있는 같다.

◆막역지우(莫逆之友):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는 친구 / 장자(莊子),「相視而笑 莫逆於心 遂相與爲友(상시이소 막역어심 수상여위우)」 / 서로 쳐다보며 싱긋이 웃고는 서로 마음과 뜻이 맞아 벗이 되었다.

◆금란지교(金蘭之交): 단단하기가 황금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사귐 / 역경(易經), 「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이인동심 기리단금 동심지언 기취여란)」 / 두 사람이 마음을 하나로 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고, 마음을 하나로 하여 말하면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

◆관포지교(管鮑之交): 관중과 포숙처럼 영원히 변치 않은 참된 우정 / 사기(史記), 「管仲曰, 生我者父母 知俄者鮑叔也(관중왈, 생아자부모 지아자포숙야)」: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진정으로 알아주는 사람은 포숙이다.

◆죽마고우(竹馬故友): 어릴때부터 대나무 말을 타고 놀며 같이 자란 옛 친구 / 진서(晋書), 진나라의 사마염이 옛 친구였던 제갈정에게 한 죽마지호(竹馬之好)에서 유래

◆문경지교(刎頸之交):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 만한 친구 사이의 우정 / 사기(史記),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염파와 인상여의 「爲刎頸之友(위문경지우)」, 목을 벨 수 있는 벗이 되었다는 데서 유래

◆지란지교(芝蘭之交): 지초와 난초같은 향기로운 사귐, 벗 사이의 고상한 교제 / 명심보감(明心寶鑑), 「與善人居 如芝蘭之室(여선인거 여지란지실)」 /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고사성어의 의미와 출처, 유래를 짚어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변함없는 우정과 절개를 지키는 것에서부터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친구 사이까지, 친구의 의미를 새삼 가슴에 새겨 본다. 그러면서 자문해 본다. 그런 친구가 나에게 몇 명이나 있을까?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