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의 자부심, 쫄깃하고 고소한 ‘수제 찹쌀떡’

달서시장 36년을 이어온 찹쌀떡 고수의 ‘자인 떡 방앗간’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엔 모처럼 활기가 가득하다. 명절은 물론 우리 삶의 대소사에 빠지지 않는 음식, 바로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떡이다. 달서시장 안 바삐 움직이는 손놀림으로 새하얀 떡을 빚고 있는 자인 떡집을 소개한다.

2대를 잇기까지
부모님의 고향인 경산 자인에서 태어난 박재홍(49) 대표는 부모님께서 처음엔 쌀집을 운영하다가 85년도 달서시장이 생기면서 떡 방앗간으로 전환했다. 그러다 부모님이 편찮아 지시면서 25년 동안 운영해온 가게를 남에게 주느니 아들이 이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어머니의 부탁에 직장을 그만두고 2010년부터 대를 이어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어머니의 손맛을 잇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그 옆에서 함께해준 아내(김인정)가 있어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인정 씨는 시집오자마자 시부모님과 매일 같이 일해야 했고 옛날에는 시장 시설 자체가 노점상과 다름없었기 때문에 겨울엔 손가락이 끊어져 나갈 것 같은 추위와 여름엔 에어컨 없이 뜨거운 더위와 싸워야 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시장에 나와 일하는 자체에 많은 스트레스가 되어 원형탈모까지 생겼었다고 한다. 이렇게 옆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가족과 부모님 때부터 끊임없이 찾아주시는 단골손님이 계서서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가게의 비법은?
쌀, 팥 등 모든 재료는 국산으로 사용한다. 간혹 중국산을 쓸 경우 그중에 최상급으로 사용을 한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도토리 삶은 물과 직접 분태(分太)한 견과류를 사용한다. (*분태는 땅콩이나 호두와 같은 고체 형태의 식자재를 2차 가공을 위해 잘게 부수거나 다져놓은 가루를 말한다)
한번은 박 대표가 다리를 다쳐 못 움직일 때 주문은 들어왔는데 다 할 수가 없어 분태한 걸 받아서 사용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맛과 식감이 틀려 깜짝 놀랐다. “이렇게 맛 차이가 날 수 있구나”라고 느낀 후로 직접 다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팥도 전날 삶아서 다음날 다 사용하기 때문에 인공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100% 팥으로 만든 떡은 당일 바로 드시고 나머지 떡은 냉동보관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백년가게에 선정된 것이다.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유의 사업을 장기간 계승·발전시켜온 점을 인증받은 점포다)
공단에서 담당자가 나와서 신청을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신청을 하게 되었고 신청서를 넣었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고 운영 기간은 물론 매출 증빙과 가계의 성장 가능성 등 다양한 사항들에 부합되어야 선정될 수 있는데, 다행히 우리 떡집이 20년 하반기에 선정되어 더 보람을 느꼈다. 19년도 방송 나가면서 더 유명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나라에서 인정해주는 거랑은 다르더라. 저 혼자만의 업력이 아니고 부모님께서 해왔던 노력이 인정받은 거라 더 감사했다.
백년가게는 대구에만 27집이다. 대부분 음식점이고 떡집으로는 대구·경북에서는 우리 떡집이 유일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듯이 백년가게로 선정되고 나니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자부심과 책임감이 생기니 떡에도 더 정성을 쏟게 되고 손님들에게도 더 친절하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많은 분이 계시지만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했던 손님이 있었다. 우리 어머님이 설 전날 돌아가셨는데 일주일 전 병원에서 연락이 왔었다. 이제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다고 그런데 명절이 코앞이라 “우린 이 명절을 못 보내면 일 년을 못 버틴다.”라고 우리 사정을 얘기하고 곧 찾아뵙겠다고 하고 며칠이 더 지났는데 설 전날 병원에서 지금 안 오면 임종을 못 볼 거라고… 그때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그 마지막 주문을 해드리지 못했다. 그 떡을 주문하신 할머니는 제사를 못 지내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그 시간대가 다른 떡집에도 마무리하는 시간이라 다시 살 수가 없었다. 너무 죄송해서 입이 안 떨어졌는데 그분이 먼저 괜찮다고 지금 제사가 문제냐면서 이해해주셔서 어머니 임종을 볼 수 있었다. 다음 해 봄에 그분이 다시 오셔서 쑥떡을 해가시며 “내가 깨끗한 데서 깨끗하게 뜯은 쑥이라고 아무도 주지 말고 니 두 개 먹어라”하고 아내의 손에 떡 2개를 쥐여 주신 할머니가 많이 생각난다.

찹쌀떡을 더 맛있게 먹는 팁이 있다면?
냉동 숙성되면 훨씬 더 찰기 있고 쫄깃하다. 냉동실에 있는 걸 상온에 꺼내서 기다리다 보면 잊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찬물에 봉지째 넣어두면 조금 더 빨리 해동할 수가 있다. 다 녹이지 말고 조금 찬기 있을 때 드시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와플 기계에 구워 먹는 것도 추천한다. 구워서 그냥 먹으면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콩가루 솔솔 뿌리고 시럽을 더 해 플레이팅 하면 아이들은 물론 손님이 왔을 때 선보이면 ‘엄지 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대를 이어 하고 싶지만, 우리 아들이 스스로 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제 몫인 것 같다. 바쁠 때마다 도와주긴 하는데 아직은 대학생이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그 후에 가게를 이어준다고 한다면 3대 이상까지 계속 이어 나가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좀 더 체계화된 방앗간을 만들어서 시장마다 우리 떡집 하나씩 만드는 게 저희 목표다. 지금도 관문시장 근처에 관문시장점으로 하나가 운영되고 있다. 부모님의 비법을 이어받아 전통시장마다 우리 떡집이 생길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찹쌀떡 마니아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떡집이다. 가장 대표적인 떡은 찹쌀떡이고 명절에는 송편이나 강정, 그 외 미숫가루도 판매되고 있다. 찹쌀떡은 팥소가 두둑하면서도 달지 않아 남녀노소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20개 한박스(29,000원)로 예쁜박스에 담아갈수 있으며 낱개(1,500원)로도 구매 가능하다. 명절이 아니더라도 맛있는 달인의 찹쌀떡을 선물용으로도 빠지지 않으니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한다.

☞ 자인 떡 방앗간: 달서구 당산로 35, 바-2(본리동, 달서시장)
☎ 053-526-9315 / 010-2530-1911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
휴무일 : 매주 일요일 / 첫째, 셋째 월요일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