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통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본리동 ‘아리랑 식당’


주변에서 간혹 식당 간판에 ‘30년 전통’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곳을 본다. 그렇지만 30년 전통이라고 해도 자기 가게의 역사를 가진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들인 경우도 많고 갑자기 생기더니 갑자기 없어지는 경우들도 심심치 않게 있다. 그에 반해 정작 30년이라는 세월을 말하지 않는데도 가게가 풍기는 토박이의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30년을 말해주는 가게들도 가끔 있다.
오늘 다녀온 ‘아리랑 식당’은 부부가 오래 운영하며 그 흔한 SNS 리뷰도 잘 보이지 않는데도 점심시간에 항상 손님들로 꽉 차 있는 숨은 맛집이다. 현재 지역 재건축이라는 생활의 변화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면서 오늘도 손님들과 한바탕 북적북적한 점심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주문 전화 벨소리와 식당에 온 손님들의 이야기로 가게는 늘 화기애애하다.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나와 같이 메뉴 선택에 고민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오늘의 메뉴는 정식이다.
가게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찌개 냄새가 뇌를 자극해서 침샘이 폭발한다. 각각의 양은냄비에 화력 강하게 개인용으로 끓여 준비를 해주고 푸짐한 돼지고기 말고는 특별히 넣은 재료는 보이지 않는데 칼칼한 맛은 다른 전문점에서 먹는 맛보다 훌륭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찌개의 기본 베이스인 육수에 비결이 있는 듯 했으나 손맛이라고만 하고 만다. 해장으로 아침에 밥 한 공기 말아서 먹고 싶은 딱 그런 맛이다. 일반 전문점에서 먹는 맛과는 독특하게 다르다. 다양한 메뉴를 먹어봐도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그냥 말 그대로 집에서 밥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만 오면 바로 과식이다. 둘이 오면 메뉴 3가지를 시켜 먹는 경우도 허다하고 다른 메뉴들도 먹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한다.
그리고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메뉴가 있다. 이집의 옛날 돈가스 맛을 그대로 재연하고 있는 돈가스 소스도 그때그때 직접 만들어 낸다 하니 젊은 시절이 생각나는 날 한번쯤 먹어보시길 바란다.

☞ 아리랑식당: 본리동 563-2 / 예약문의:053-524-0220

정말봉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