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배우자 선택

좋은 배우자 선택을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콩깍지 상황을 인정해야만 한다. 도파민 분비에서 오는 환상으로 인한 착각 현상 때문에 상대방이 마냥 좋다는 그 마음은 당신의 진실된 마음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어떤 극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하는 연애는 도파민 분비를 위한 도구일 뿐 그 상황을 벗어나면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연애시기의 비이성적 상황을 극복하여 무모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콩깍지 상황에서는 좋아 죽겠던 그 모습이 결혼 후에 이혼의 사유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결혼을 위해서는 감성과 이성이 모두 필요하며, 콩깍지가 씌워지지 않는다면 결혼으로 골인하기가 애당초 불가능하기에 결혼하여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성적으로 조건을 판단해 보아야 한다.
배우자 선택이 가치관이나 직업을 선택하는 것과 또 다른 차이는 개인의 일방적 선택이 아닌 상대방의 선택도 고려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만족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두 당사자의 원하는 바를 서로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결혼은 시집을 가고 장가를 가는 것이기 때문에 두 당사자 외에도 두 가문의 상호 선택도 필요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의 첫 단추 꿰기는 상호 어울리는 조건들을 제대로 선택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다.
상대방이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해서 무조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의 선택은 상호적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신부감을 원한다면 일단 본인이 최고의 신랑감이 되어야 하는데, 이는 최고의 신부감이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자기보다 조건이 훨씬 못 미치는 신랑을 선택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어떤 남자가 결혼중매 사이트에서 원하는 배우자의 구비조건을 키가 커야 하고, 각선미가 좋아야 하며, 예뻐야 하고, 재산이 많아야 된다고 입력을 했다. 잠시후 컴퓨터에서 답 대신에 다음과 같이 해당란에 답하라는 설문지가 나왔다.

·당신은 키가 큽니까?
·당신은 체격이 우람합니까?
·미남에 머리가 좋습니까?
·재산이 많습니까?

그 남자는 한참을 곰곰이 고민하다가 ‘아니오’라고 입력했다. 컴퓨터에서 나온 답은 “꼴 값하지 마셈!”이었다. 결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만족해야 가능한 것이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