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는 타이베이 ‘먹방 자유여행’

코로나가 끝나고, 각국의 입국이 허락되고 격리가 없어지면 나는 타이베이로 자유여행을 떠날 작정이다. 각국에서 여행을 제한하고, 외국행 비행기 값은 급등하고. 가더라도 격리를 해야 하는 지금은 언감생심 방법이 없지만 속에 천불나는 답답한 마음에 오늘은 미리 꿈이라도 꿔 봐야겠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먼저 저가 항공사의 홈페이지를 뒤질 것이다. 적당한 날짜를 잡아 헐값의 비행기를 사야한다. 잘만 고르면 정말 제주도 왕복보다 싼 비행기를 얻을 수 있다. 가져갈 짐도 많이 없으니 짐의 무게도 최소화해서 비행기를 예약한다. 단 기억해야 할 것은 돌아올 때 물건을 사서 올 수 있으니 돌아오는 비행기는 짐 값이 포함된 것으로 미리 예약한다.

왼쪽부터 소고기가 듬뿍 들어있는 ‘우육면(나우러우멘), 용캉제에 있는 ‘스무시 빙수’

첫째 날
한밤중에 출발하는 저가 항공을 예약해서 도착하면 밤 12시가 넘지만 걱정이 없다. 미리 앱을 통해 호텔을 예약해 뒀고 또 공항 픽업도 미리 예약해 뒀기 때문이다. 짐을 찾아 나오면 내 이름을 들고 있는 기사 분을 만날 것이고 나는 그를 따라 호텔까지 가면 된다. 몇 마디 중국어를 하면 최고요, 영어를 하면 다행이요 말을 못한들 문제가 없다.
호텔은 타이베이역이나 ‘시먼딩’(타이베이 시내 번화가) 주위에 적당한 것을 예약해두면 된다. 새벽 2~3시경 도착해서 한 숨 자고 슬슬 놀러 나간다. 먼저 요기를 해야 하니 오랫동안 먹고 싶었던 ‘우육면’ 가게가 있는 ‘용캉제’로 간다. 이곳에는 많은 맛집이 있는데 먼저 소고기가 듬뿍 들어있는 ‘우육면’을 먹는다. 아! 시원한 국물맛과 한 달은 안 먹어도 될 만큼 질리도록 듬뿍 들어있는 소고기! 지금도 그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우육면’ 집에서 나오면 얼마 떨어지지 않은 ‘스무시’ 빙수집으로 향한다. 엄청난 양의 망고, 그리고 싼 가격, 벌써 감동이 밀려온다. 아! 나는 대만음식이 너무 좋다. 빙수집에서 나와 ‘용캉제’ 입구에 있는 ‘선베리 제과점’에 들어간다. 이제 더 이상 음식 들어갈 배는 없지만 다시 여기로 오는 것은 시간 상 힘드니 ‘선베리’에서 파인애플 과자 ‘펑리수’를 산다. 물론 타이베이 최고의 집은 ‘지아더’ 이지만 일부러 가기 싫어 이 집에서 사기로 했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아차! 큰길가에 있는 최고의 ‘딤섬’집 ‘딩타이펑’을 깜빡했다. 여기까지 와서 안 먹을 순 없는 법, 줄을 서서 기다리다 ‘샤오롱빠오’, ‘샤오마이’를 포장한다. 배는 부르고 날은 덥지만 그래도 너무 흐뭇하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목에 타이베이에 지천으로 깔린 ‘세븐일레븐’이나 ‘페밀리마트’에서 ‘대만 맥주’를 사서 호텔로 들어간다. 저녁 쯤 체중조절이라는 스트레스 속에서 포장한 딤섬과 대만맥주로 배를 채운다. 머리엔 걱정이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둘째 날
자유여행의 묘미는 늦잠! 비록 낮이 덥긴 해도 에어컨이 원체 잘 돌아가는 나라이니 일단 9시가 넘어 일어난다. 샤워를 하고 오늘도 맛집을 향해 출발한다.
대만전철인 ‘지에윈’을 타고 타이베이 최고의 콩국집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푸항또우장’으로 향한다. (또우장은 우리나라의 콩국과 흡사한데 약간의 맛 차이가 있고 타이베이에는 냉콩국이 있어 이것이 또한 별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시간에도 약간의 줄이 있다. 뭐 어차피 작정한 일, 오늘은 그래도 줄이 짧아 10여분 만에 주문을 한다. ‘삥또우장’(냉콩국)과 ‘딴삥’(계란과 밀가루로 만듬), 그리고 ‘샤오빙’(호떡 같은 빵 안에 각종 소가 들어있음)을 시켜서 먹는다. 냉콩국은 우리나라의 콩국과는 다른데 정말 별미이다. 대만족이다.
오후에는 번화가인 ‘시먼딩’으로 이동 길거리에서 간식으로 ‘지파이’(닭튀김)를 먹는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왠지 섭섭해서 하나 정도 먹는다. 이어서 엄청난 크기의 ‘연어초밥’으로 유명한 ‘삼미식당’에 가려다(개인적으로 연어를 좋아하지 않음) ‘니우파이’를 먹으러 식당으로 들어간다. 니우파이는 소고기 스테이크인데 철판에 올려주는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내 입맛에 안 맞는 것이 없지만 니우파이는 강추하는 음식이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칼질을 끝내고 이제 ‘쓰린 야시장’으로 향한다.
야시장 골목마다 정말 먹을 것이 많지만 일단 소화를 위해 시장 구경을 실컷 하고 ‘치즈감자’, ‘취두부’, ‘과일 음료’ 등을 영접한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대만맥주 몇 캔과 ‘엔수지’(각종 튀김요리, 길에서 주로 팔고 지금은 그 수가 줄었지만 맥주 안주로는 최고중 하나이다)를 사서 들어온다. 맥주를 마시면서 가보지 못한 맛 집을 떠 올려보니 많아도 너무 많다. 안타깝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이번 여행을 정리한다.

셋째 날
오후 비행기 시간에 맞춰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타이베이 시내 곳곳을 다니는 ‘국광호’ 버스를 타고 ‘타오위안’ 공항으로 간다. 조금 일찍 공항으로 가서 공항식당에서 마지막 식사를 한다. 나는 또 한 번 ‘우육면’을 먹으면서 이번 여행을 정리한다. 가자. 우리나라로 가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 빼서 또 오자! 다짐은 현실이 되리라!!!!

구남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