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 되면 특별한 피부질환이 없는데도 피부가 가려워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기온이 떨어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누구나 피부가 예민해져 가려움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보습제를 발라도 가려움이 반복되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수면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피부 장벽 손상과 전신 컨디션 저하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낮은 기온과 습도는 피부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여기에 피지 분비까지 줄어들면 피부 보호막이 약해지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난방기 사용과 뜨거운 물로 하는 샤워는 따뜻함은 주지만, 피부 손상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자극이 반복되면 각질층이 손상되고 미세 염증이 생겨 건성습진, 겨울철 소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낮보다 밤에 더 가렵다”고 호소하는데, 이는 외부 자극이 줄어 감각에 더 집중하게 되고, 밤 시간대의 호르몬과 체온 변화로 피부감각이 더욱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가려움은 긁으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피부 신경을 더 자극하고 염증 물질 분비를 증가시킨다. 반복적인 긁음은 피부를 두껍게 만드는 태선화로 이어지고, 결국 만성 가려움으로 고착된다. 따라서 가려움은 단순히 “참아야 하는 증상”이 아니라 근본적인 보습과 체내 균형 회복이 필요한 상태로 봐야 한다. 특히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 밤 시간대 가려움은 수면을 방해하고 피로 누적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겨울철 가려움을 단순 피부 문제가 아닌 ‘혈(血)’, ‘음(陰)’, ‘풍(風)’의 문제로 해석한다. 체내 진액과 혈이 부족해지면 피부가 충분히 자양을 받지 못해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하고 손상된 피부가 잘 회복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단순 보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체질과 증상에 맞는 한의학적 접근이 병행될 때 회복 속도가 달라진다. 피부 증상뿐 아니라 환자의 체질과 입과 목의 건조감, 소화, 변비, 피로, 수면 등 전신증상을 함께 살펴 체내 환경을 안정화하고 가려움을 치료해야 한다.
가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생활 관리도 필요하다.
샤워 시 물 온도는 미지근하게 하여 10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 샤워 후 아직 피부에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보습제를 발라 수분 증발을 막아야 한다. 또한 가습기, 젖은 수건을 사용하여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면 가려움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가려움이 오래되어 수면을 방해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피부를 긁게 되어 상처가 나고 있다면 단순히 계절적인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전신 컨디션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대구시 달서구 달구벌대로 1607 / 보생조한의원 ☎053-56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