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신문와이드인

 2025년 봄, 대구의 한 동물병원이 국내 수의계에 조용한 파장을 일으켰다.

대구 달서구에 자리한 대구바른동물의료센터가 국내 최초로 시행된 ‘AAHA-KVMA 공동 인증 프로그램’을 통과한 것이다. 그것도 전국에서 단 5곳만 통과한 매우 엄격한 절차를 거친 첫 공식 인증이었다.

세계가 인정한 대구 바른동물의료센터의 도전과 성과…영남권 유일 AAHA 인증 획득

이 병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합격’ 때문이 아니다.

전국에서 단 5곳만 통과한 첫 공식 공동 인증이자,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 그리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진료 시스템을 갖춘 몇 안 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국제 기준은 ‘먼 나라 이야기’로 여겨졌던 국내 동물의료 환경에서 대구에서 그것을 실현해낸 병원이 나타났다는 건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세계가 인정한 대구 바른동물의료센터의 도전과 성과…영남권 유일 AAHA 인증 획득

미국동물병원협회(AAHA)는 1933년 설립된 세계적인 동물병원 인증기관이다. 미국 내에서도 전체 동물병원의 15% 미만만이 이 인증을 받았고, 일본에서도 단 6개 병원만이 인증을 통과했다.

대한수의사회는 2024년부터 AAHA와 손을 잡고 국내 동물병원 실정에 맞는 기준을 개발, ‘AAHA-KVMA 공동 인증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그리고 그 첫 결과가 이번 인증이다.

전국 5개 병원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대구바른동물의료센터는 준비 기간 동안 진료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구성원 전체가 자발적으로 개선 활동에 나섰다.

수치로 보이지 않는 변화였지만, 현장을 찾은 이들은 바로 그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세계가 인정한 대구 바른동물의료센터의 도전과 성과…영남권 유일 AAHA 인증 획득

2025년 3월 24일, AAHA의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가장 먼저 실사를 진행한 곳이 바로 이 병원이었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지켜본 그는 실사 직후, "지금까지 본 인증 병원 중 가장 뛰어났다"는 극찬을 남겼다. 이는 단지 예의 차원의 표현이 아니었다.

실제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의무기록 및 진료 프로토콜의 표준화 ▲감염관리 시스템 ▲무균 수술 및 안전한 마취 체계 등, 수의학의 본질적 가치와 직결되는 항목들이었다.

대한수의사회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며 국내 인증 첫 사례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가 인정한 대구 바른동물의료센터의 도전과 성과…영남권 유일 AAHA 인증 획득

이 병원은 현재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분과별 전문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24시간 응급진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Fear Free’(공포 없는 진료) 기반의 ‘저스트레스 환경’을 통해, 환축뿐 아니라 보호자도 배려하는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진료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동선과 프로세스는 그 어떤 말보다 진정성을 보여준다. 

세계가 인정한 대구 바른동물의료센터의 도전과 성과…영남권 유일 AAHA 인증 획득

이정석 원장은 인터뷰에서 “국제 기준을 통과한 이번 인증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기준을 유지하고 끊임없이 개선해, 보호자분들께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단지 한 병원의 성공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의료기관도 충분히 국제적 기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상징적 사건이며, 앞으로 국내 동물병원의 진료 품질을 높이는 데 있어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한 동물병원이 보여준 ‘국제 인증의 현실화’는, 그 자체로 지역과 국내 수의계에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가능성’이 아닌, 이미 그것을 실현해낸 병원을 눈앞에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