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간독성’이라는 잘못된 속설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아봤다. 이 후에는 간 기능 회복에 효과가 있는 처방과 한약재들 연구가 많이 나왔다는 사실도 알아봤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한약과 처방이 안전하냐? 라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리가 먹는 밥도 지나치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우리 입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들은 간대사를 거치기 때문에 음식, 영양제, 양약, 한약 등 모든 것들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음식만큼 안전한 한약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첫 번째 경우는 제대로 된 진료와 진단 없이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다. 시장에 판매되는 식용한약재와는 달리 한의원에서 처방되는 한약은 hGMP시스템을 거쳐 식약처에서 안전성을 인증받은 한약재들만 사용하게 된다. ‘oo질환에는 A라는 약재가 좋더라.’라는 이야기에 인터넷이나 시장을 통해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체질이나 정확한 진단없이 약을 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단일 약재로 복용하는 경우 그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한의원에서는 변증을 하고 처방을 내리며, 효능이 강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약재들은 미리 수치를 하거나 다른 약재를 가감(加減)하여 그 부작용을 줄이게 된다. 실제로 한약 먹고 간수치가 안좋아졌다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대부분이 개인적으로 약재를 구매하여 복용하거나 저렴하다는 이유로 한약방, 건강원 등을 통해 한약을 먹는 분들이 많다. 이는 사실 건강식품, 건강음료이지 ‘한약’이 아니다.
두 번째로는 환자가 항생제, 항진균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물 등을 복용하는 경우이다. 위에 언급한 3종류의 양약은 간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약이다. 환자에게 복용중인 약을 물어보면 A의원에서 2-3개, B의원에서 4개를 처방받아 적게는 2-3개, 많은 경우 10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고 적절한 복용지도를 받지 못하고 스스로 약을 조절하는 경우가 있다. 중복된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아 간에 무리가 오는 상태에서 한약까지 복용하게 되면서 간에 무리가 오기도 한다. 한의원에 내원하여 한약을 처방받을 때 본인이 복용 중인 약을 이야기해주시면 그에 맞게 약재를 가감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드물지만 특이체질인 경우가 있다. 우유나 땅콩에 알러지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들처럼 체질적으로 특정 약재에 알러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복용 초반에 황달, 발열, 구역질, 구토, 피부소양감 등의 간질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복용을 중단하게 되면 1~2주 내에 증상이 소실된다.
긴 세월에 거쳐 안전성과 부작용을 줄이는 법이 연구되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한약이지만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경우 간이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를 해야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대구시 달서구 달구벌대로 1607 / ☎053-56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