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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삼동 ‘제44회 경로위안잔치’, 어버이날 맞아 800여 어르신 모신 따뜻한 자리
  • 변선희
  • 등록 2025-05-12 10:48:30
  • 수정 2025-05-19 17: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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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어르신들의 삶 덕분입니다”

감삼동 ‘제44회 경로위안잔치’, 어버이날 맞아 800여 어르신 모신 따뜻한 자리 [사진=이원선기자]

“어릴 적 어버이날은 카네이션 하나였지만, 오늘은 온 동네가 내게 꽃을 준 것 같네요.”

 

지난 8일, 대구 달서구 감삼동 수림원 앞마당은 감사와 존경의 인사로 가득 찼다. 

올해로 44번째를 맞은 수림장학회의 ‘경로위안잔치’는 어버이날을 맞아 지역 어르신 800여 명을 한자리에 모은 뜻 깊은 행사였다. 

 

단절이 아닌 연결의 어버이날, 이 잔치는 세대 간 공경과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는 마을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감삼민속단의 신명나는 풍물가락으로 문을 연 잔치는 수림장학회의 경과보고와 축사, 감사장 전달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지역사회 대표 인사들이 어르신들 앞에 선 줄에는 이태훈 달서구청장, 권영진 국회의원, 윤권근 대구시의회 의원, 조현수 푸른방송 대표이사, 김위선 수림원 노인회 회장, 이타관 감삼향우회 회장, 한미숙 감삼동장 등이 함께했다. 

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손길 하나하나에 공경의 진심이 담겼다.

 

이태훈 구청장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르신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이런 전통이 지속될 수 있도록 행정도 함께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권영진 국회의원은 “좋은 마을, 더 나은 사회는 어르신들이 남긴 유산 위에 지어지는 것”이라며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깊은 감사를 표했다.


감삼동 ‘제44회 경로위안잔치’, 어버이날 맞아 800여 어르신 모신 따뜻한 자리 [사진=변선희기자]

■ 44년을 이어온 ‘공경의 시간’

1982년 故 혜산 조경제 원장의 사재 출연으로 설립된 수림장학회는 해마다 빠짐없이 어르신을 위한 위안잔치를 열어왔다. 올해로 44회를 맞은 이 전통은 단순한 ‘한 끼 대접’이 아니라, 세대를 잇고 정을 나누는 마을 공동체의 상징으로 성장했다.

장학회는 지금까지 568명의 학생에게 약 2억 5천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매주 수요일 감삼동 일대 어르신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 최초의 경로당인 ‘수림원’을 운영하며 노년의 쉼터이자 소통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감삼동 적십자 늘품봉사회가 어르신들께 대접할 식사준비로 분주하다. [사진=이원선기자]

■ 정성의 손맛과 정겨운 흥이 어우러진 한상

이날의 오찬은 ‘수림봉사단’과 ‘적십자 늘품봉사회’가 며칠 전부터 정성껏 준비한 것이었다. 봉사단 십수명의 손길이 한 접시에 모였다.

점심 식사 후 이어진 지역 가수들의 무대는 잔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누군가는 손뼉을 치며 어깨춤을 추고, 누군가는 눈시울을 붉혔다. “내 나이에 이런 대접은 처음이에요.” 한 어르신의 짧은 소감은 이 잔치의 모든 의미를 응축했다.

 

감사장 수여모습(왼쪽부터) 우성돈까스 홍연순 대표, 모나코 김규열 대표, 성서농협 최신일 이사 [사진=이원선기자]

감사장을 받은 수림봉사단(왼쪽), 늘품봉사회(오른쪽) [사진=이원선기자]

■ 묵묵히 기여해온 헌신, 감사장으로 보답

지역을 위해 묵묵히 힘써온 이들에게도 이날 감사의 인사가 전해졌다.

△비앤비뇨기과 이윤형 원장, △우성돈까스 홍연순 대표, △성서농협 최신일 이사, △광진중기 이석영 대표, △모나코 김규열 대표와 △수림봉사단(강점단, 김득분, 김보경, 노태희, 박수권, 손옥주, 이영순)과 △늘품봉사회(안건희, 이월순, 최이숙) 회원 등 총 15명이 감사장을 수여받았다. 

이들은 늘 그랬듯 말없이 봉사해왔지만, 이날만큼은 이름이 불리고 박수가 쏟아졌다.

 

2부 행사에는 지역가수와 감삼민속단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사진=이원선기자]

■ 마을이 키운 문화, 공경이 일상이 되다

올해로 44회를 맞은 수림장학회의 경로위안잔치는 이제 감삼동만의 전통을 넘어, 지역 공동체가 ‘공경’을 실천하는 살아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늘품봉사회 한 회원은 “우리가 사는 마을이 따뜻한 이유는 먼저 살아온 이들의 삶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림봉사단 회원은 “감삼동이 살기 좋은 동네가 된 건 어르신들의 모범 덕분”이라며 “이제 우리가 그 삶에 보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식사 한 끼, 음악 한 곡, 손 한번 잡아드리는 그 순간들이 쌓여 마을은 따뜻해지고, 세대는 연결된다. 내년의 45번째 잔치를 벌써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정성스레 준비한 식사를 드시는 마을 어르신들 [사진=이원선기자]

 

■ 전통이 된 잔치, 마을이 키운 문화

해마다 이어져온 수림장학회의 경로위안잔치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지역의 전통이자 세대 공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 작은 동네의 큰 마음은 어버이날의 의미를 넘어, 함께 사는 사회의 희망이 되고 있다.

공경이 문화가 되고, 나눔이 일상이 되는 감삼동. 

이 마을의 잔치는 끝났지만, 그 정신은 내년에도, 또 그다음 해에도 잔잔히 이어질 것이다.

 

 



(재)수림장학회 2025년 어버이날 기념 '제44회 경로위안잔치' 후원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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