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시는 지인이 한 달 만이던, 1년만이든 대구에 오시면 꼭 함께 먹는 음식이 있다. 바로 생고기! 서울에도 생고기 식당이 많지만 대구 맛은 도저히 따라올 수가 없다며 꼭 찾는 음식이다. 함께 찾은 곳은 광장코아 맞은편 식당 골목을 들어서면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노란색 간판의 ‘안동생육회’!
순박한 노란색처럼 들어서는 순간 아담한 가게에 청결하고 고전적인 생고기집 분위기가 충분히 느껴지는 곳이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의 넉넉한 마음이 다가온다. 역시나 소문난 맛집은 이유가 다 있기 마련!
‘안동생육회’ 아주머니는 프랜차이즈에서 이리저리 섞은 맛보다는 음식 본연의 맛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밑반찬도 대부분 직접 만들어서 정갈하게 제공하다 보니, 손님들도 소위 ‘게눈 감추듯~’ 돌아서면 싸~악 비워버린다. 오이, 소시지, 소고기 뭇국 등등... 난 이중에 무엇보다 하얀 쌀을 돌돌 포위한 시크한 모습의 충무김밥에 가장 손이 먼저 간다. 술 한잔 하기 전에 살짝 배를 채워주는 센스~^^ 그리고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 느끼는 계란 프라이~ 인심 좋은 주인아주머니는 당연히 바로 리필해 주신다. 내가 걱정스러워 “아니. 이렇게 서비스를 계속해서 많이 드리면 남는 게 있냐?”며 여쭤보니, “음식장사하는데 음식 아까우면 장사 못하고, 내 집 음식 맛나게 드시는데 뭐 더 바랄 게 있냐”며 넉넉한 미소로 답하신다.
일단 생고기부터 한 접시 주문해 먹어본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먹음직스러운 색을 뽐내며, 고소함을 품고, 쫄깃함을 간직한 윤기 나는 생고기 한점! 갖은 재료를 넣어 섞은 양념장을 듬뿍 찍어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아~’, ‘오~’ 감탄사를 연발하며 맛있게 드시는 모습이 어찌나 뿌듯하던지~
다른 생고기집보다 씹을수록 유난히 고소하고 쫄깃함이 더 느껴진다. 맛의 비결은 따로 없다고 한다. 단! 소고기를 제공하는 업자에게 비싸더라도 1등급 한우 중에서도 가장 좋은 부위만을 엄선해 받아 손님의 식단에 사용하는 것! 또 중요한 것은 양도 넉넉하게 제공한다. 여기에 주인아주머니의 별다른 것 없다는 양념장(사실은 이게 엄청나게 맛있당~~^^)에 찍먹~! 사실 자세히 봐도 양념장 비쥬얼로만으로는 여느 생고기집과 구분하기 어렵다. 거친 고춧가루와 마늘, 참기름 등등일 뿐인데^^ 하지만 참기름은 직접 짠 것만 사용하고, 고춧가루도 국산만 사용한다. 생고기나 육회는 이렇게 해야만 맛을 낼 수 있지, 그렇지 않고 조미료를 많이 첨가해 버리면 느끼한 맛이 나버려 자칫 귀한 생고기 맛까지 해칠 수도 있다고 한다.
새싹채소에 달콤한 배를 채 썰어 올리고, 계란 노른자가 한중간에 곱게 자리한 육회도 별미! 그리고 육회 비빔밥도 특미다! 갖가지 신선한 채소와 고소한 깨, 그리고 넉넉한 육회가 들어간 육회 비빔밥! 여기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매콤한 고추장과 시골집 된장찌개! 소고기 야채튀김도 인기 메뉴다. 언 듯 대부분 사람들은 육전을 생각하지만, 크나큰 오해~ 야채와 함께 튀겨진 소고기는 바삭함과 졸깃한 식감에 소고기 특유의 풍미와 야채의 신선함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절대 흔치 않은 별미 중의 별미다! 그리고 국물 좋아하시는 분들은 곱창전골도 빼놓을 수 없겠다^^
이곳 광장코아 맞은편 식당가는 큰 식당들로 즐비하다. 하지만 생고기 맛을 아시는 분들은 아담하게 자리
한 ‘안동생육회’만을 찾으신다고! 이미 이곳 한자리에서만 6년째 장사를 하고 계시니, 음식 솜씨야 물어 무엇할까~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손님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또 다른 이유는 착한 가격이다. 조금 남기더라도 넉넉히 드시고, 맛있게 드셔야 하는 것이 사장 아주머니의 음식 철학이다.
<취재:김준영>
☞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새벽~~
달서구 달구벌대로 344길 26 (광장코아 맞은편 먹거리 골목 노란 간판) ‘안동生육회’
☎ 053)652-9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