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축구’ 당당히 우승 깃발을 들어 올리다
전 국민이 ‘대~한민국!’을 열광했던 2002년 월드컵의 축구 열풍으로 대구 달서구청에 여성 축구단이 결성됐다. 20년 이상 운영되고 있는 축구단은 현재 35명의 선수가 운동하고 있고 선수단 훈련은 매주 화요일, 목요일 월배국민체육센터 축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동호회처럼 시작해 특별한 지원도 없었기에 장비구매 및 축구장 섭외도 팀원들의 사비를 걷어 운영하다 보니 운동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상황이 크게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응원과 작게나마 달서구청에서의 지원도 받게 됐다.
“초창기 멤버가 아직 경기에 뛰고 있으며, 어머니를 따라 축구를 시작하면서 딸도 같이 축구단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어요. 이런 경우는 거의 없을 거에요” 목소리와 눈빛에서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지는 최경애 단장이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대외적으로 축구단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 축구 선수들이 많아져 선수들 분위기도 아주 좋고 코치 선생님들이 선수 출신이라 후배 제자도 잘 영입해 주셔서 달서구 여성축구단 선수가 잘 꾸려진 거 같다고 한다. 또 코로나 때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가능한 만큼 운동을 계속했었는데 마스크를 끼고 연습하니 서로 많이 힘들고 답답한 과정이 많았는데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때 우승을 더 많이 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 결과 지난 11월 5일 대전시 안영생활체육시설단지 내 축구장에서 ‘제25회 대전광역시장기 전국 여자 축구 대회’에서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15개의 팀이 참여해 하루 만에 총 5번의 경기를 했고 마지막 결승전에서 경기 광명시 여성축구단과 연장전까지 무승부로 가는 치열한 경기 끝에 승부차기 2:1로 짜릿한 승리를 하게 되었다. 모든 선수와 코칭 스텝프가 기쁨을 누리며 당당히 우승 깃발을 들어 올렸다고 한다.
특히 임하경 선수가 최우수 선수상, 하혜진 선수가 최우수 수비상, 김미경 선수가 최우수 GK상, 안현찬 코치가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해 달서구청의 위상을 드높였다. 또한 우승상금으로 받은 100만 원을 ‘달서인재육성 장학재단’에 기부했으며,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대회 상금을 받을 때마다 기부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팀 운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항상 만장일치로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생각해 기부한 것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요즘 ‘골 때리는 그녀들’의 방송으로 여성축구단이 많이 생기고 알려져서 뿌듯함을 가집니다. 하지만 “전국대회처럼 규모 있는 대회에 나올 정도의 운영이 되는 팀이 적어서 아쉬워요.” 숫자만 늘어나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팀이 적어서 아쉬워하는 최 단장이다.
몇 해 전 지역 내 라이벌로 불리는 동구 여성 축구단과의 결승전에서 심판의 판결에 항의했다가 2년 정지까지 받고 억울한 일을 겪으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더 성장하고 성숙하게 된 계기가 되어 그 이후로는 심판은 판정에 받아들이고 잊고 경기에만 집중하여 현재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안현찬 감독은 “3주 연속 대회일정이 잡혀있었는데 선수들이 일정 조절도 하면서 매주 일요일 훈련을 하기 힘들었을 텐데 노력해 주고 대회 중에 너무 몰입하다가 선수들에게 소리도 지르고 상처 되는 말하고 그랬는데 선수들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 우승까지 하여 감사하고 정말 고생 많았다”고 팀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최 단장은 “서로 힘든 일도 많이 이겨내면서 팀이 점점 발전하고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역량 발휘도 잘하고 있어 항상 믿고 잘 따라와 줘서 단장으로써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 즐겁게 축구하자”고 팀원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여러 곳에서 뜻깊은 지원이 이뤄지길 바라며 앞으로도 큰 대회에서 달서구청 여성축구단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한다.
박욱동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