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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수 시인, 여섯 번째 시집 ‘귀를 씻다’
  • 푸른신문
  • 등록 2023-08-24 13: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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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문인협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범관 김청수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귀를 씻다’(2023, 시와사람)를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김청수의 6시집 ‘귀를 씻다’(2023, 시와사람)는, 바람의 안감으로 지은 은유의 법문이다.
매화꽃 속에 법당을 짓고(‘동자승’) 동안거를 하는 놀라운 시적 메타포를 발견한다. 내면의 고독을 고통과 환희의 씨줄과 날줄로 짠다. 달빛 산사의 쓸쓸한 무늬는 불교의 인연법에 기대있다.
이번 시집에서 김청수는, 강과 산을 통해 씻김의 성소(聖所)로 활용하고 있다. 그의 시집 전반을 꿰고 있는 요체는, 어두운 내면 공간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이며, 이것은 풍경과 맞닿아 법문처럼 파고든다.
특히 촌철살인의 표제 시 ‘귀를 씻다’는 한국의 불교 사상에 얼마나 깊이 그의 작품이 닿아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말’에서도 밝혔듯, 4년간의 시의 퇴고를 거쳐 시집 ‘귀를 씻다’는 세상에 빛을 본다. 원고 정리를 해인사에 잠시 기거하면서 마친 것으로 유명하다.
산문(山門)은 묵언하기에 좋은 곳이며, 적막과 적요의 공간이다. 김청수는 전생에 아마 수행자였을지도 모른다. 시집을 보면 언어가 참으로 맑다.
시, ‘귀를 씻다’는 결국 세심(洗心), 즉 마음을 씻는 불교의 의식으로 연결된다. ‘씻다’라는 의미를 통해 무언가 더 큰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는 결국 마음을 씻는 작업이자, 만휘군상의 탁기(濁氣)를 씻어주는 ‘살풀이’의 과정이다. 결국, ‘철제 여래좌상’이든, 시든 흉중에 엉킨 무언가를 풀어주는 것이 시다.
김청수는 이번 시집에서, ‘바람’과 ‘강물’을 통해 현대인의 탁한 정신을 정화한 셈이다.


팔공산 어느 암자에서 붉은 녹을 덮어쓰고
가슴에 명이 든 채 앉아있는
철제 여래좌상을 오래 바라본 적 있다
실타래처럼 뒤엉킨 인생길에
웃음을 간직하며 희망을 잃지 않고
나를 다독이며 살아간다는 건
날마다 바람에 귀를 씻고
강물에 귀를 씻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를 닮은 부처가 강물에 오래 귀를 씻는다

- ‘귀를 씻다’ 전문


☞약력
1966년 경북 고령 개실마을 출생.
2005년 시집 ‘개실마을에 눈이 오면’으로 작품활동 시작.
2014년 계간지 ‘시와 사람’ 봄호, 신인상 수상.
‘차 한 잔 하실래요’, ‘생의 무게를 저울로 달까, ‘무화과나무가 있는 여관’, ‘바람과 달과 고분들’, ‘귀를 씻다’ 출간, ‘함시’ 동인으로 활동.
창작과 의식문학상 수상, 고령문학상 수상, 대구의 작가상수상, 전국계간문예지 우수작품상수상. 경북작품상 수상, 고령문인협회장 엮임.

#주소: 40115 경북 고령군 성산면 성암로 137
#전화: 010-6646-5832, 이메일 chng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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