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바람에 칼날 바싹 세우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침묵이 가시가 되어 돌아 서있는가
한 방울의 눈물도 없는 이별
시려오는 가슴 감추려고 짧은 가을햇살을 잡는다.
마음 한 귀퉁이 무너진 빈자리에
가을은 무심히도 밀고 들어와
앙금처럼 가라앉은 추억을 휘젓는다.
잔잔히 물결처럼 밀려오는
향기 막으려 창을 닫는다.
연기같이 사라진 약속들이 허공에 맴돈다.
☞ 2011년 ‘사람과 문학’ 등단
대구시인협회, 대구문인협회, 국제펜문학회, 시.13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