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배기 할매국밥 죽전점]
돼지국밥 하면 언뜻 떠오르는 해시태그를 나열해 보았다.
돼지국밥 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대표적 서민 음식이기도 하면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그릇 뚝딱”이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 아닐까 한다. 또한 선거철에 서민 코스프레로 많이 활용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친숙한 음식이다 보니 저마다 돼지국밥에 대한 추억 하나둘쯤은 안고 살아가리라.
돼지고기의 풍미뿐만 아니라 뽀얀 국물까지 우려내 버릴 것 하나 없는 돼지와 인류의 만남은 일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에 특유의 번식력까지 더해져 인류에게 풍족함과 번영을 가져다준 대표적 포유류 가축이다. 지금도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영양소 공급원이면서 돼지고기의 가격은 서민 경제의 중요한 물가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진배기 할매국밥 죽전점은 널찍한 실내와 청결함과 쾌적함을 겸비한 15년 내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또한 돼지국밥 특유의 잡내가 없어서 별도로 다데기를 추가 하지 않고 새우젓으로 간을 하여 먹으면 그 구수함은 배가 된다. 국밥이 느끼하다고 느껴질 때 매콤한 청양고추 한입 베어 물거나, 아니면 알싸한 마늘 한입 된장에 찍어 먹어도 되고, 매운 게 싫다면 겉절이 김치나 깍두기도 좋을 듯하다.
한 곳에서 15년 이상을 영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터, 장수의 비결을 여쭤보니 “음식 재료 만큼은 절대 아끼면 안 된다”라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계셨다.
돼지국밥 한 그릇에 7,000원이면 결코 싼 가격이 아님에도, 요즘 물가 인상이 심상치 않아서 가격을 올려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하셨다.
몇 년 전 뜻하지 않는 뇌졸중 증세로 인하여 지산점은 정리하고 현재의 죽전점만을 운영하고 계시지만, 묵묵히 주방을 책임지는 사모님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돼지국밥집 하면 뜨거운 국물로 겨울에 제맛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음식을 먹기에 시원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널찍한 실내이다 보니 혼밥 하시는 손님들도 부담이 없다. 또한 갈비찜과 수육은 직장인들 저녁 회식 메뉴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편안함은 일상이 되고, 고마움은 당연함으로 비치는 세상이다. 맛있는 음식은 많으나 진심이 담긴 음식을 찾아보기 어려운 요즘 진배기 할매국밥집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는 것은 어떨까?
정일 기자
☞ 진배기 할매국밥: 달서구 와룡로 269 / ☎ 053-565-8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