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은 4월 24일까지 2022기억공작소 ‘정정엽’전을 전시한다.
정정엽 작가는 유년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놀이이며, 학교에 가는 이유라고 할 만큼 매일 한 장씩 그리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미술이 곧 삶이며 생존의 방법이었던 작가는 “삶과 미술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실천적 고민과 함께 탐미주의적 예술에 반기를 들고 미술의 사회적 가치를 찾기 위해 노동자들과의 연대한 ‘두렁’에 가입해 격동의 시대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터’, ‘여성미술연구회’, ‘갯꽃’, ‘입김’ 등의 그룹 활동을 병행하며 개인, 여성, 예술가인 자신의 정체성이 전체 세계 속에서 어떤 의미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관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응답하는 예술적 태도를 보여줬다.
1995년 첫 개인전 ‘생명을 아우르는 살림’에는 시장에서 나물을 팔거나 장보고 돌아가는 아낙네, 집에서 밥상 차리는 주부 등 여성의 일상적 삶의 현장을 담은 그림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개인적인 회화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전시에서 작가의 대표 브랜드가 된 곡식을 등장시키며 당연시되거나 무시되는 살림 노동이 인간의 생명과 안녕을 보우하는 근본 행위이자 미덕이라는 진리를 보여준다.
안상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