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몸이 으슬으슬 춥고 감기기운이 느껴지기 쉽다. 이때 쉽게 떠올리는 약이 쌍화탕(雙和湯)이다. 약국이나 편의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고, 한방 찻집에서 또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쌍화탕은 지금은 감기약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원래의 쌍화탕은 ‘한방 피로회복제’라고 볼 수 있다.
쌍화탕의 구성을 보면, 백작약, 숙지황, 황기, 당귀, 천궁, 계피, 생강, 감초, 대추로 되어있다. 보혈(補血)하는 대표적인 처방 사물탕(四物湯)과 비위기능을 돕는 황기건중탕(黃芪建中湯)이 합쳐진 처방으로 혈(血)의 기능을 회복하는 사물탕에 기를 보충하고 헛땀을 막는 황기, 따뜻한 성질로 혈액순환을 돕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계피, 생강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허손(虛損)하여 기운이 허해진 뒤, 큰 병을 앓고 난 뒤, 과로한 뒤, 부부간의 잠자리 후 등 기운이 없고 피곤하며 저절로 땀이 날 때 사용하는 한약이다. 추운 곳에서 일을 하고 난 뒤의 몸살, 과로한 뒤 기운이 없을 때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이런 피로회복제가 감기약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감기바이러스로 인한 증상인 열을 식히거나 기침, 가래, 콧물 등을 없앴기 때문이 아니라, 기혈을 보하여 피로회복을 돕고 면역력을 높여 감기를 쉽게 이겨나가는 힘을 길러주었기 때문이다.
날이 추워지면 피로감이 한층 심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맞게 한의원에서 처방받아 피곤할 때마다 복용하는 것도 좋다. 어디서나 흔히 구할 수 있는 쌍화탕이지만, 만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은 아니다. 대부분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약재들로 구성되어 있어 열이 많은 사람은 주의해야 하며, 사물탕은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는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소화불량, 설사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체질에 맞게 약재를 더하고 빼는 가감(加減)법이 필요한 것이다.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쌍화차(탕)은 추출물에 시럽이나 부형제 등이 포함되어 또 다른 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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