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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고 답하다] 공감의 언어
  • 푸른신문
  • 등록 2021-10-21 1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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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을 먹고 자란다. 어떤 말을 듣고 자랐는지에 따라 그 결실이 달라진다고 한다.
미국 어느 교도소 재소자의 90%는 성장하는 동안 부모에게 “너 같은 녀석은 결국 교도소에 갈 거야.”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보이는 대로 대접하면 결국 그보다 못한 사람을 만들지만, 잠재력대로 대접하면 그보다 큰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희망적인 말을 습관화해야 한다. 특히, 자녀에게는 격려의 말이 보약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쿠션 언어’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폭신폭신한 쿠션처럼 말랑말랑한 언어를 뜻한다. 예를 들어 ‘죄송합니다만’, ‘번거로우시겠지만’, ‘실례합니다만’, ‘덕분입니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 ‘고맙습니다’ 등과 같이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정성이 느껴지는 표현이 여기에 속한다. 이를 듣는 사람은 은연 중에 신뢰감과 존중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말은 생각을 형성하고 생각은 행동을 결정하며 인생을 만들어 간다. 이것은 대뇌의 지령을 받은 자율신경계가 작용한 결과다. 그러기에 성경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우리가 축복의 말을 하면 최소한 자가 자신에게는 복이 된다는 것이며, 만일 상대방이 그 축복을 누릴 자격이 있으면 그에게도 돌아간다는 뜻이다.
공감의 언어로 말하라. 공감의 언어는 나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 중심의 언어 구사를 말한다. 역지사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사람이 공감할 언어를 선택하여 말하는 것이다. 하루는 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 어떤 사람이 찾아와 물었다. “어떻게 하면 대화를 잘 할 수 있습니까?” 소크라테스는 말하였다. “대화를 잘하는 최고의 비결은 그 사람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이 쓰는 ‘내 언어’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린아이에게 말할 때는 눈높이를 낮춰 어린아이의 낱말을 사용해야 하는 이치다.
공감은 상대방의 아픔과 속내를 이해할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기염소의 교만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이솝우화를 소개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어느 날 아기염소가 우연히 담과 난간을 타고 지붕위로 올라가게 됐다. 갑자기 새로운 세상을 만난 아기염소는 먼발치를 바라보다가 마침 아래를 지나가는 늑대를 발견했다. 평소 무서움에 떨었던 늑대를 보자마자 의기양양해진 아기염소는 내려다보며 놀리기 시작했다. “이봐, 늑대!, 날 잡아보시지.” 느닷없이 아기염소의 야유를 받은 늑대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이, 아가야, 나를 놀리고 욕할 수 있는 건 네가 아니라 네가 서 있는 자리 때문이란 걸 잊지 마라!”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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