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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사랑을 가득 담은 반찬가게 '맛담'
  • 푸른신문
  • 등록 2021-10-28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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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경 대표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에게 반찬가게는 이제 꼭 필요한 가게가 되었습니다.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누가 반찬을 돈 주고 사 먹냐고 생각했었지만, 요즘에는 바쁜 생활과 코로나의 영향으로 가게에서 반찬을 사 먹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 지역에 맛과 사랑을 담은 반찬가게인 ‘맛담’의 전명경 대표님과 반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곡동 월요 장터가 열리는 골목 초입에는 나이 차 조금 나 보이는 언니와 동생분이 오붓하게 반찬을 만드는 가게가 있습니다. 맛과 사랑을 담은 반찬가게라는 이름의 ‘맛담’이라는 가게인데요. 평소 입맛 까다로운 제 아내가 즐기는 가게여서 한번 가 보았는데 두 분이 사이좋고 즐겁게 반찬을 만드시는 모습에 이야기를 청하였습니다.
맛담을 운영하시는 전명경 대표님은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고, 요리를 대접하는 것을 즐기셨다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던 도중 본인의 맛있는 음식을 불우한 이웃에게 대접하고 싶다는 자그마한 소망으로 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합니다.
평소에 어릴 적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가게를 열기 전 남해에 계시는 어머니께 직접 손맛을 전수받았다 합니다.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드시는데 특히 나물 종류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합니다. “나물 요리는 데쳐서 들기름이나 참기름 소금 간 살짝 해서 조물조물하고 내는 건데요, 쉬운 것 같아도 손맛으로 하는 거라서 쉬운데 어렵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손맛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찬들이 일반 음식점이나 보통의 반찬가게의 맛이 아니라 시골에 계시는 엄마가 해주시는 것 같다 말씀드리니 “저희 간장과 된장이 의성 시댁에서 만들고 고추장은 집에서 만들어서 그래요.” 된장찌개도 시골 할머니가 해주시는 것 같았는데 멸치와 양파껍질을 말리고 다시마와 대파를 끓인 국물에 제철 나물과 야채를 넣어서 시골 맛이 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집 된장찌개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시골 엄마 손맛 반찬이라서 손님들이 이야기도 많이 하시겠다고 하니, 안 그래도 어떤 고객님은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님 홀로 계시는데, 돌아가신 어머니 반찬 같아서 밥 먹다가 목이 메여서 억지로 먹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전과 다르게 요즘 아이들은 반찬 투정을 잘 안 하고 다 잘 먹는 게 신기하다 합니다. 아마 전명경 대표 손맛에 아이들도 좋아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드리니 그걸 생각 못 했다면서 해맑게 웃으셨습니다.
반찬가게 하시면서 힘든 점 없으신지 여쭤보니 “단골손님이 꾸준히 오셔서 이젠 그분들 삶의 한 부분이 된 것 같아요. 제가 반찬 안 하면 그분들 저녁은 어떻게 드실까하는 그 걱정에 매일 이렇게 가게를 나와요.” 또 “어떨 때는 우리 가족이 다들 나와서 미안하고 좀… 그래요…”라며 옆에 있는 동생분과 마주 보며 웃으셨습니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한가지 놀란 부분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어린 여동생인 줄로만 알았던 분이 사실 전명경 대표님의 예비 며느님이시래요. 시어머니에게 손맛을 제대로 전수받고 있다 합니다. ‘맛담’을 운영하시면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으신지 여쭤보니 “작은 테이블이나 한두 개 놓아서 손님들이 제 음식을 먹고 기운을 내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네요.”라고 하시며 무언가 다짐하는 눈빛을 비추셨습니다.
우리 지역 반찬가게 ‘맛담’은 그리운 부모님이 해주는 정성이 깃든 반찬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엄마가 해주시는 따끈~한 된장찌개 한 그릇과 상큼한 나물 반찬으로 밥 한 공기 뚝딱 해결하고 또 다음날 기운 내서 살아보아요. ‘맛담’의 전명경 대표님이 엄마 대신 맛있게 해주겠답니다.

☞ 맛과 사랑을 담은 반찬 ‘맛담’
주소: 대구 달서구 선원남로20길 10 / 전명경 대표 ☎053-588-7627

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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