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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방송 문화센터 시 창작교실 제16회 상화문학제 백일장 ‘장원’ 수상
  • 푸른신문
  • 등록 2021-07-01 15: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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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방송 문화센터 시 창작교실에서는 해마다 이맘때쯤 되면 각종 문학제에서 입상자 나오곤 했는데 올해에도 역시나! 상화문학제 백일장 공모전에서 ‘장원’ 수상자가 나왔다.
조연우 씨(51·달서구 구마로/필명:연우)가 그 주인공이다.
4월… 활짝 핀 벚꽃을 보며 마냥 행복한 사람들 속에서 조연우 씨는 2014년 4월 팽목항에서 피우지 못하고 떠나간 아이들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함을 느꼈을 거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더더욱 앞으로는 같은 일이 번복되지 않도록 잊지 않겠다고 맹세했을 것이다.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먹일 수도 없는 어머니는 바닷속에 있을 아이를 생각하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어머니의 눈물이 바다가 되어 그 꽃밥을 아이들은 먹었으리라.
조연우 씨는 소금이 된 어머니의 눈물이 마치 흩날리는 벚꽃과 같아서 꽃밥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시 창작교실을 수강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큰 상을 받게 되었는데 원래도 시를 잘 쓰냐는 질문에 어렸을 적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함께 수강하고 있는 문우들과 강사 강문숙 시인의 도움과 격려 없이는 수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시처럼 살고 시인처럼 생각하기’를 모토로 살고있는 푸른방송 문화센터의 시 창작교실은 강문숙 시인의 지도로 매주 화요일 열린다. 지도 강사의 평가도 받고 문우들끼리 꾸준히 시제를 바꿔가며 의견을 나누다 보니 매년 좋은 소식이 끊이지 않는 듯 하다.
지도 강사 강문숙 시인은 조연우 회원의 이번 작품을 “시인이라면 분명한 역사적, 사회적인 인식을 하고 시를 써야 하는데 그게 충실했던 작품”이라고 평했다. 조연우 회원이 세월호는 ‘잊어서는 안 되고 외면할 수 없는 역사’, ‘감추고 싶지만 드러나는 사건’ 이기에 꼭 한번 시로 적어보고자 했는데 본인의 뜻을 쓰고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기쁘다고 하셨다.
상화문학제는 매년 대구 수성문화원의 주최로 민족저항시인 이상화의 뜻을 기리기 위해 열리고 있다. 이번 ‘제16회 상화문학제’의 일반부 시제는 ‘달빛, 의자, 풀잎, 바다, 분단, 민족혼’이었다.

장현미 기자

바다_사월의 레퀴엠

어린 가지들도 나이테를 긋던 그해 사월
차마 눈도 못 뜨고 몇 날 며칠 눈물이
바다로 향한 날이 있었다
채널마다 부유하는 소식은 전송되고
바다는 떠오르지 않는 아이들을 안고 있었다

어미가 짓는 저녁 꽃밥
어둠 속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이를 기다린다
해마다, 반복되는 허방을 짚으며
소금에도 절여지지 못하는 노란 리본

한 잎 한 잎 눈으로 삼킨 꽃 부스러기들
된 밥알처럼 입안에서 구르는 노래들
지울수록 일어서는 풀잎의 기록들

여전히 바람은 중얼거리듯 지나가고
구호가 된 젖은 리본 다발이
그때처럼 일렁이는 먼바다로 떠난다

바다는 애써 침묵을 깨지 않고
비린 바람이 머리카락만 헝클어 놓는다
바다는 울음의 높낮이로 출렁거린다
저 파도는 정박하지 않는 시간

사람들은 그 바다 앞에서 함부로 웃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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