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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등뼈’의 자부심
  • 푸른신문
  • 등록 2021-06-24 13: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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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감자탕 다사점(본점)


때 늦은 점심시간이라 빨리 점심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평범해 보이는 감자탕집에 들러 해장국을 주문하였다.
“뼈 있는 거 드실 거예요~ 뼈 없는 거 드실 거예요~?”
해장국이라면 으레 뼈를 발라 먹는 것에 익숙했던 터라 뼈 없는 해장국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하게 들렸다.
“네?” 한참 대답을 못 하던 중에 “우리 집은, 뼈가 없는 해장국도 있어요. 뼈 없는 거는 8,000원, 뼈 있는 거는 점심 특선이라 5,000원요”라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등뼈를 하나하나 분리해가면서 살점을 발라 먹는 재미가 있는 게 해장국인데, 그런 묘미가 없는 해장국이 있다니 좀 의아하면서도, 호기심이 발동해서 “뼈 없는 거로”라며 주문을 하였다.
푸짐한 등뼈 위에 시래기가 가득 담겨온 모양에 익숙하다가, 막 나온 뼈 없는 해장국은 닭개장 같다는 느낌에 양이 적어 보여서 실망감이 들었다.
그런 생각도 잠시, 숟가락으로 고기가 얼마나 있나 싶어서 휘저어 봤는데 생각보다 고기가 많아서 기분이 갑자기 훈훈해졌다. 먼저 국물 한술을 뜨는데 생각보다 짜지 않고 고소한 맛도 있고 고깃국의 찐한 맛도 있었다. 뼈가 발라져 나오니 국물이 옷에 튀길 염려도 없고, 해장국을 좀 편하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먹고 있는데 주방에서 사장님 되어 보이는 남성분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뚝배기 뜨거우니까 종지에 덜어 드세요~, 우리 집 뚝배기는 다 먹을 때까지 뜨거워요~!” 이러시는 거다. 실제로 다 먹을 때까지 뜨거운 국물 맛을 느낄 수 있어서 훨씬 더 맛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해장국이 짜지 않아서 먹기 편하네요~ 맛도 담백하게 맛있네요”
이 말 한마디에 사장님은 “다른 데는 해장국을 한 솥에 끓여서 퍼주기 때문에 가스 불로 계속 끓이고 있어 국물이 짤 수밖에 없어요, 우리 집은 왜 안 짜냐 하면요 고기 따로, 육수 따로, 우거지 따로 해서 손님 주문이 들어오면 뚝배기에 담아서 팔팔 끓여서 손님에 나가요, 그래서 안 짜고 맛도 더 좋아요”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이게 우리 집이 다른 가게하고 다른 점이에요, 그리고 난 아직도 해장국을 연구하고 있어요.”라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수입산은 국내산 등뼈보다 저렴하고, 뼈 사이에 살이 많아 가성비가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수입산 같은 경우 6개월 이상, 길게는 2년까지 보관된 뼈를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가 건강한 먹거리를 보장받는 것이 불확실해요.”라며 국내산 등뼈를 사용하고 계시는 사장님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국물까지 싹 다 비우고 나니 점심값 8,000원이 절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사에 살고 있지 않아 매일 올 수 없다는 아쉬움과 여기 음식을 맛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장국의 진미를 느낄 수 있는 옹기종기 감자탕집을 주저 없이 추천하고 싶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온 식구가 모여앉아 옹기종기 감자탕을 맛보는 그 날이 오기를 상상해본다.

남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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