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가 한창이던 작년 7월, 감삼동 지금의 자리에 <논두렁 밭두렁> 식당이 오픈했다. 다들 그랬을 것이다. 그 <논두렁 밭두렁>?
서재 허허벌판에 큼지막한 식당 하나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그 <논두렁 밭두렁>이 어느날 사라졌다 싶었는데 감삼동으로 온 것이다. 당시 일하는 직원만 10여 명이 훌쩍 넘었고, 대학생이던 딸과 남편까지 온가족이 매달려 일했던 어마어마한 규모의 식당이었다. 외곽에 자리한 덕분에 저렴한 월세에 넉넉한 주차 공간까지 조건이 좋았다. 그러나 잘된다는 소문이 나고 임대료는 갱신 할 때마다 올라갔고 그것을 견딜 수 없어 월성동으로 옮겨 국수집을 열었으나 도심 주거 단지 안에 위치한 건물의 관리비와 월세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벌어둔 돈으로 버티며 시간이 흘렀고 다시 가게를 오픈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인데
“그래도 음식하는 게 즐겁고 재밌는데 우짭니꺼!~”
라고 하시니 음식하는 일에 진심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해본다.
점심 때는 돌솥밥이나 청국장 정식이 잘 나간다고 한다. 여기에 기름기 좔좔 흐르는 고등어구이 하나 추가하면 더욱 제격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매일 무거운 돌솥을 만지는 일이 많이 힘들지 않냐고 하니 “그래서 매일 병원다니고 있어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답을 하신다.
역시 즐겁고 재미있어 어쩔 수 없는 게 분명 맞는 듯하다.
다가올 여름에 먹을 보양식으로 능이백숙을 추천해주신다. 1시간 이상 푹 고아야 제 맛이 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면 대기 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 귀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거운 사장님의 얼굴 표정은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음식으로 굴곡의 시간을 보낸 사장님은 자신의 음식을 좋아해서 찾아주는 손님이 있는 한 계속 가게를 이어나가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라 한다.
성공을 향해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달려만 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음식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져서 말이다.
주소지: 대구 달서구 감삼북길 155 논두렁 밭두렁
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