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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단상_木曜斷想] 거짓말
  • 푸른신문
  • 등록 2021-02-12 00: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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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생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할까? 아마 하루에 한두 번 정도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거짓말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거짓말을 할 줄 아는 인간은 세 살 때부터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이처럼 거짓말은 우리 일상 속에서 다반사로 일어난다. 그러나 거짓말에도 유익한 거짓말과 해로운 거짓말이 있다. 애교스런 거짓말부터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거짓말, 나보다는 남을 위한 거짓말 등 거짓말에도 여러 유형이 있고 정도(程度)가 있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노래 속 가사처럼 어머니의 거짓말은 듣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거짓말이다. 아이들이 세뱃돈을 받으면 ‘엄마가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줄게’ 해놓고 실제로 주는 엄마는 보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돈은 결국 아이를 위해 쓰여 진다.
거짓말이 사회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별은 의도와 결과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연구도 있다. 가장 잘못된 거짓말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 거짓말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만들고 있는 거짓말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학력위조, 위장전입, 논문표절, 연구비 횡령 등 보통사람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이런 거짓말이 사회문제가 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처럼 거의 일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 적은 없었다. 몇 해 전부터 모 인사의 거짓말 논란이 많은 사람을 분노하게 하더니 요즘도 거짓말 관련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고 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려는 욕심과 이를 묵인 또는 방조하는 사회현상이 빚은 결과일 것이다. 거짓이 진실을 덮어버린 듯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인지조차 헷갈리기도 한다. 습관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는 인사들이 지도자로 행세하는 한 우리 사회에서 정의와 공정을 실천하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의 거짓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뿐 아니라 정상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세대의 꿈을 뺏는 결과를 초래한다.
거짓말은 가능한 빨리 고백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고 한다. 거짓말을 숨기려 하다 보면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 하고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큰 거짓말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 순간적인 실수로 거짓말을 했더라도 일이 커지기 전에 수습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것이 어쩌면 진정한 의미의 용기인지도 모른다.
소를 많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화가 이중섭은 어릴 때부터 소 그리기를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소는 눈으로 모든 것을 말하고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이중섭은 이런 소를 더 잘 그리고 싶어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올해는 ‘소의 해’이다. 거짓말을 모르는 소의 기운으로 거짓 없는 세상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중섭의 그림에 소만큼 많이 등장하는 아이들의 거짓 없는 미소가 어른들의 거짓말 때문에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변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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