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초 4학년 학생들이 1학년 학생들에게 3년째 재능기부하는 아름다운 전통
장성초등학교(교장 김명숙) 4학년 학생들은 3년 전부터 연례행사처럼 1학년 동생들에게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올해는 ‘장성 학교생활 길라잡이’라는 책을 직접 만들어 전해주면서 소통하고 있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의 절실함을 찾아가던 찰라 교사 최은주가 주축이 되어 4학년 학생들을 데리고 인성토론동아리 활동 지도를 하면서 학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2018학년도와 2019학년도에는 학생들이 직접 고른 책을 가지고 1학년 교실로 찾아가 동화책을 읽어주고 1학년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답해주면서 소통하는 활동을 했다.
모둠원들이 머리를 맞대어 토론과정을 거쳐 가며 1학년 학생들이 좋아할 책을 고르고 책 읽어주기 활동 연습을 조별로 하며 지루해하지 않도록 소품과 역할극을 섞어가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습했다. 책을 읽어준 후에는 동화책과 관련된 퀴즈를 내고 문제를 맞춘 학생들을 위한 조그만 선물도 준비했다. 이 활동을 체험한 4학년 학생들은 무척 고무됐고, 1학년 학생들도 매우 재미있고 신기하게 호응해 주어 더 기쁘게 참여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 작업을 준비하면서 평소에는 부끄러워하며 소극적으로 참여하던 학생들도 용기를 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고 세월이 흘러도 그 시간들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특히 가까이에서 지켜본 1학년 담임교사 서지효는 4학년들이 1학년 교실에 와서 하는 활동을 지켜보면서 깜짝 놀라는 반응이었다.
소규모 학교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을 알고 있는 1학년 선생님들은 “소심하던 4학년 학생이 열심히 하는 것에 놀랐고 1학년 학생들이 그렇게 집중하는 것에 놀랐어요. 지켜보는 내가 이렇게 감동적인데 우리 1학년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라고 말했다.
활동에 참여한 4학년 학생 모두는 긴장한 탓인지 1반 발표를 끝내고 2반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동안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성취감으로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 활동을 끝내고 교실로 돌아온 4학년 학생은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준 1학년 학생들이 너무너무 귀여웠어요! 그리고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020학년도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책 읽어주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지 못해서 올해는 특별히 1학년 학생들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4학년 학생들은 1학년 학생들을 위해 ‘장성 학교생활 길라잡이’ 책을 직접 제작했다. 장성 학생만이 잘 할 수 있는 우리학교 소개 글을 비롯하여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법, 친구와 화해하는 법, 추천 책, 공부 비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4학년 학생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신입생 ‘장성 학교생활 길라잡이’책을 자기들이 직접 만든 가방에 1학년들이 좋아할 간식을 채워서 코로나 상황이라 직접 전달 할 수는 없어서 1학년이 하교한 교실을 방문해 책상 위에 하나씩 살짝 올려두고 오면서 다음날 아침에 기뻐할 1학년의 학생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더욱 의젓한 선배가 되어보는 체험을 했다.
이들이 만든 책 내용을 살펴보면 ‘안녕! 오늘은 너를 위한 책을 준비했어. 재미있게 읽어보렴’, ‘우리 학교 운동장에 가면 뒤쪽 숲 있지? 그쪽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어. 그런데 벌레가 많으니까 긴팔이나 긴바지를 입고 노는 게 좋을 거야’, ‘슬기로운 학교생활의 지혜를 알려줄게. 만약 네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와 싸웠다고 상상을 해봐 너는 어떻게 하겠니? 계속 싸우고 싶지 않다면 화해하는 것이 좋을 거야’ 등의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4학년 학생들은 1학년 후배들에게 보물처럼 전해질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고 꾸미니 어느 것 하나 정성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심혈을 기울여 글씨를 쓰고 알찬 내용으로 꾸미는 과정을 거치면서 크나큰 경험과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작지만 자기들에게도 나눌 수 있는 경험이 있고 지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책을 받은 1학년도 기뻤겠지만 누군가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한 4학년들 스스로가 가장 뿌듯해했다.
<자료제공:장성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