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대구의 이색 박물관
박물관 연재 두 번째 소개할 곳은 수성구 한영아트센터 내에 위치한 종 박물관과 축음기 박물관이다. 한영아트센터 6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왼쪽이 축음기 박물관이고 오른쪽이 종 박물관이다. 종 박물관과 축음기 박물관은 음악을 사랑한 한영아트센터 김대곤 대표가 평생 모은 소장품을 기증하여 만든 곳이다.
종 박물관에는 김대곤 대표가 아내와 함께 30년 동안 세계 50여 개국을 여행하며 모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종 2천 500여개가 전시되어 있다. 개인이 평생 모은 소장품을 기증해 박물관을 연 것도 신기한데 무료로 개방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분이다 싶었다. 왜 하필 종일까 싶었는데 부부가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처음에는 이런저런 기념품을 사 모으다 어느 순간 자녀들의 이름의 돌림자가 ‘쇠북 종(鍾)’이라는 것에 착안해 종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직접 모은 종이 무려 2천 500여점이나 된다. 알록달록 예쁘고 다양한 종들이 가득한 종 박물관은 특히 유치원생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다고 한다.
축음기 박물관에는 1800년대 후반 생산된 것부터 다양한 시대와 국가에서 생산된 축음기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축음기용 음반이라고 할 수 있는 SP판도 2만여 장이나 소장되어 있는데 이곳에 소장된 SP는 100년 전에 녹음된 매우 귀한 것들이라고 한다.
에디슨이 1877년 실린더형 축음기를 발명하기 전까지만 해도 음악은 연주되는 순간 사라지고 똑같은 연주는 두 번 다시 들을 수 없는 찰나의 예술이었다. 이런 설명을 읽으면서 오래된 축음기를 보니 진짜 신기했고 옆에 달린 손잡이를 돌리면 금방이라도 음악이 연주될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손잡이 만지면 곤란하다. 모든 전시품은 눈으로만 감상할 것.
나란히 붙어있는 박물관 둘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축음기 박물관이 좀 더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찰나의 순간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도록 개발한 에디슨의 발명품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져 오래된 축음기를 보고 또 보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즐겼다.
박물관 관람시간은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모든 날에 개관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지하철 2호선 대구은행역 4번 출구에서 가깝다.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