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진 왕버들 사이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름새벽도 아름답지만 우포늪은 겨울철 철새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지만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정보가 있어 소개한다. 우포늪 안에 따오기 복원센터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야생의 따오기를 볼 수 있다고는 생각을 못했었다. 우포늪을 자주 방문하지만 야생상태의 따오기를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오기는 우리나라에서 멸종되었지만 중국에서 한 쌍을 데려와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수백 마리로 복원한 후 작년에 80마리를 방사했다고 한다. 한반도에서 사라진지 40년 만에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40마리씩 두 차례에 걸쳐 방사한 것이다. 복원센터 근처 탐방로를 걷고 있는데 머리 위로 서너 마리의 커다란 새가 날아가기에 유심히 봤더니 머리가 붉은 색인데다 굽어진 부리 모양이 영락없는 따오기였다. 따오기가 방사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기자는 흥분해서 같이 간 일행에게 분명히 생김새가 따오기인데 어떻게 야생에 있을 수 있냐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부랴부랴 검색해 보니 작년에 80마리를 방사했고 복원센터 근처에서 자주 목격된다고 했다.
“따옥따옥 따오기 늪에서 울고∼♪” 신이 나서 어릴 때 많이 불렀던 동요 ‘오빠생각’을 패러디해서 부르니 “순옥순옥 수노기 옆에서 울제∼♪”라며 기자의 이름으로 라임까지 맞춰가며 일행이 놀린다. 기자처럼 야생의 따오기를 직접 만나는 행운이 없더라도 복원센터에 사전예약을 하면 따오기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꿀팁.
우포늪은 우포 외에도 목포, 사지포, 쪽지벌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면적이 워낙 방대해서 코스를 잘못 선택하면 철새는 구경도 못하고 고생만 할 수 있다. 기자가 좋아하는 사지포 제방은 규모는 작지만 다른 곳에 비해 철새들이 많고(사지포에 먹이가 많은지 늘 개체수가 많다) 철새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망원경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