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유난히도 빠르게 느껴졌던 가을이 지나고 어느새 입동이 지나 겨울이 성큼 찾아왔다. 일년 중 낙상사고가 가장 많은 계절 겨울. 빙판길이나 눈 내린 바닥을 걷다가 넘어지는 경우, 특히 운동신경이 떨어지며 뼈의 강도가 약한 노인의 경우는 가벼운 낙상으로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흔하게 발생하는 빙판길 낙상사고의 종류와 치료, 그리고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낙상 환자, 반 이상이 겨울철에
낙상의 정의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지거나 떨어지고 부딪혀서 다치거나 상처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특히나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 그 빈도가 높게 나타나며, 고령에서 더 위험하다. 2019년에 발표된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에 발생한 국내 낙상 입원 환자가 전체 낙상 입원 환자의 51.7%로 다른 모든 계절에 낙상 사고로 입원한 환자 숫자보다 많았으며, 65세 이상 환자가 65세 미만 환자의 약 6배로 높게 나타났다. 세계적인 통계로도 65세 이상의 연령에서 약 30%, 80세 이상에서는 약 40%의 인구에서 매년 낙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낙상으로 인한 주요 손상 부위는 남자의 경우 외상성 뇌손상, 여자의 경우 고관절 골절이 가장 흔하며, 그 외에도 척추 골절이나 손목 골절 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뼈가 약한 노인이나 여자의 경우 경미한 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흔한 낙상사고의 종류와 치료
낙상사고로 인한 손상은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교통사고, 추락, 낙상 등의 충격으로 두개골이 골절되거나 두개골 내부의 손상을 입은 상태이다. 둘째는 척추 손상으로 외부의 물리적 충격에 의해 척추뼈가 납작하게 찌그러지거나 허리를 삐끗해서 요통이 발생하는 상태이다. 셋째는 고관절 주위 골절로 골반과 다리가 만나는 지점의 고관절 주위가 외부의 물리적 충격으로 부러진 상태를 일컫는다.
경미한 낙상의 경우 단기간의 휴식과 스트레칭 등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있지만, 평소 뼈가 약하거나 운동량이 많지 않았던 사람의 경우 골절 등의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외상성 뇌손상의 경우, 출혈의 위치에 따라 일부 환자에 대해서는 집중 관찰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척추 손상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보조기 등을 착용하여 비수술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나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통증 조절을 목적으로 척추성형술 등의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노년층의 고관절 주위 골절은 1년 내 사망 확률이 17%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인데, 따라서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며,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고관절 골절은 연령에 관계없이 반드시 수술을 시행하는 질환으로 보고 있다. 적절한 수술을 시행하고, 환자가 가능한 한 빨리 침상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여야 욕창, 폐렴 및 기타 합병증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겨울철 낙상사고의 예방법
낙상사고 이후 치료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낙상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빙판길 낙상사고의 예방법을 소개한다.
옷차림을 안전하게, 그늘진 곳은 피하기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다가 낙상을 하는 경우 순간적인 대처가 어려워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 보다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무겁고 두꺼운 외투를 입는 것 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장 겹쳐 입어 몸이 둔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빙판길 낙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그늘진 곳은 해가 들지 않아 빙판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 있을 수 있으니 항상 밝은 곳으로 다니는 것이 좋다.
평소에 복용하는 약 체크해 보기
평소에 꾸준히 먹는 약이 있다면, 졸음이나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약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담당 의사와 상의해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트레칭과 꾸준한 운동
낙상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 밖을 나서기 전에 근육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준비운동을 습관화 하는 것이 좋으며, 평소에도 꾸준히 가벼운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주면 낙상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자료제공: 김철호 가천대길병원 정형외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0년 12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