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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단상_木曜斷想] 말로서 말 많으니
  • 푸른신문
  • 등록 2020-12-10 11: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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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말하기 쉬운 세상, 말 많은 세상이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정보들이 매일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세상, 온·오프 가릴 것 없이 개인의 의견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다. 별 생각없이 SNS에 올린 말 한마디 때문에 큰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정화되지 않은 말들이 마구 세상 밖으로 나온다. 삼삼오오 모여 앉으면 모두가 나름대로 정치 전문가, 교육 전문가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듣다 보면 하나같이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나만 옳은 사람’끼리 가끔은 심한 언쟁을 벌이기도 한다.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려 하고 내가 원하는 정보만 가지려고 한다. 그리고 그 정보로 자신만의 주관적 판단을 한다. 그 판단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다. 다툼이 생겨도 남의 판단이 그르다는 생각만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아니라 내가 해서 로맨스면 남이 해도 로맨스다. 잘못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다 보니 자신의 판단이 잘못된 것일수록 서로에 대한 비방이 갈수록 험해지고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는 경우도 생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는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고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상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남에게 쉽게 하는 말이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남의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여러 사람의 입이 쇠도 녹인다고 했다. 비도덕적·비윤리적인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 중에는 제대로 된 검증이나 사실 확인도 없이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경우가 있다. 남을 비난하기는 쉬워도 만의 하나라도 잘못된 사실이 전달되지는 않았는지, 그들에게 억울한 사정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말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사정도 모르고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분쟁이 일어나는 이유도 말 때문인 경우가 많다. 말을 조심하고 아끼면 많은 분쟁이 해소될 수 있다. 특히 지도자일수록, 본인이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 말을 삼가고 두려워해야 한다. 말로 인해 실패한 지도층 인사들이 많을수록 사회는 혼란스럽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그 상대가 바로 내가 된다.
이런 시조가 생각난다.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 말을 것이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서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변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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