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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단상_木曜斷想] 신 장유유서(新 長幼有序)
  • 푸른신문
  • 등록 2020-11-26 13: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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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최숙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특히 스포츠계에는 아직도 구시대의 잘못된 수직적 선배문화가 존재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아직 발생하고 있는 잘못된 선배문화를 근절시킬 수 있는 범사회적인 대책과 적극적인 실천의지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에 통과된 법률안은 기존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책 및 피해자 보호, 성적중심주의 문화 개선을 위한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가대표 훈련관리 지침 8조에 명시된 국가대표 선수의 임무 중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 해야 하는 조항도 제정된 지 32년 만에 삭제된다고 한다. 이러한 조치들이 성적지상주의 엘리트체육이 가져온 잘못된 문화, 특히 상대의 약점을 악용하는 사회 부조리를 근절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성적이 최우선되는 사회 분위기에서 수직적 선배문화는 어느 정도 용인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2002년과 2019년 월드컵 축구를 통해 수직적 선배문화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히딩크 감독과 정정용 감독은 실력을 우선하는 팀 질서, 수평적 분위기의 팀 문화, 믿음에 바탕을 둔 전술 운영으로 전 세계가 놀란 결과를 만들어 냈다. 후배들의 투지와 열정이 선배들의 경험과 융합되면 얼마든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잘못된 선배문화가 존재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長幼有序. 사회적인 순서와 질서를 따르는 풍습은 오래 전승되어 온 우리의 관행이었다. 어른을 존중하고 선배를 따르는 것은 아름다운 풍습이며 보존되어야 할 전통이기도 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선배로서 지켜야 할 책임과 도리도 포함되어 있다.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과 지혜는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어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선배의 축적된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는 후배들이 올바른 길을 가게 하는 길잡이가 된다.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먼저 태어나고 먼저 경험했다는 이유만으로 존중 받을 수는 없다. 선배가 경험한 것이 절대 진리가 되어서도 안 된다. 특히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경험만으로 미래를 만들 수는 없다. 선배의 지혜가 후배와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가치로 발휘된다면 이것이 진정한 가르침이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전통적 가치도 현대적 의미와 조화를 이룰 때 그 본래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長幼有序. 새로운 의미로, 새로운 가치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변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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