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고 마냥 멍하게 있는 아이들이 있다. 늦둥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선옥(47)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매년 상담주간이 되어 막내의 학교 상담을 가보면 꼭 듣는 말이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있는 시간이 많다는 말이다. 교과서는 학습 문제를 거의 손도 대지 않아 거의 새 책 수준이다. 매사에 의욕이 없는 아이들의 유형에는 무엇이 있고 각각의 해결책은 어떤 게 있을까?
먼저 출발이 늦는 경우의 아이이다. 무기력한 아이의 유형 중에서도 시간을 주면 충분히 잘 해내는 아이의 경우가 바로 이 경우이다. 출발을 어려워하지만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주면 자신이 가진 역량을 이용해 과제 마무리까지 해내는 아이로 사실 완벽하게 일을 해내려는 꼼꼼함도 가지고 있는 아이 유형이다. 잘해보라는 등 두루뭉술한 말보다는 세세한 방법을 옆에서 알려주고 결과에 대한 칭찬을 해준다면 무기력함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다음은 학습 외적인 원인으로 인해 우울하여 무기력한 경우이다. 아이들도 어른 못지않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고민을 쉽게 털어놓지 못하고 속으로 앓는 수가 있다. 담임 선생님이나 가족 구성원이 아이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우울해 보이는 징후를 보이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가령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 문제인지, 신체적으로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등 원인을 파악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학습된 무기력’이다. 반복된 실패 경험으로 인해 의욕이 없어 널브러지는 경우인데, 체념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는 경우가 많다. 쉽게 포기하기보다는 기존의 실패에 대한 원인을 스스로 깨닫도록 조언해 주자. 작은 성공 경험부터 주면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를 통해 학습된 무기력을 점차 감소시킬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집에서 혼자 원격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아진 탓에 무기력한 아이들은 더 무기력해지기 쉬워졌다. 심지어 출석 댓글만 달거나 재생하기 클릭만 해놓고 수업은 아예 안 듣는 경우도 허다하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유형들을 잘 살펴보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처를 어릴 때 해주어야만 자칫 무기력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원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