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이 시원스럽게 불어온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강정보 건너편 고령군 다산면 곽촌리에 넓은 고수부지가 있다. 2010년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기에 공원이 조성되었다. 이름 하여 ‘우륵문화마당근린공원’이다. 긴 이름만큼이나 길고도 넓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깜짝 놀랐다.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고 군데군데 벤치며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운동할 수 있는 체육시설과 조그마한 공연장도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멘트 도로도 닦아 놓았다. 드넓은 초원에는 억새와 갈대가 키 재기 하듯이 강가를 둘러싸고 벗 나무들은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내판은 비바람에 페인트가 벗겨지고 글씨는 햇볕에 바래 읽기가 힘들었다. 벤치도 여러 군데 놓여 있었지만 나무껍질이 벗겨지고 시커멓게 변해 앉기가 거북스러웠다. 화장실에는 벌레들이 기어 다니고 화장지도, 손 씻을 비누조차도 눈에 띄지 않았다. 죽은 나무도 군데군데 우두커니 서 있어 보기가 좋지 않았다. 공원으로 조성 되었지만 관리는 부실해 보였다. 자전거 동호인들만 가끔씩 지나다닐 뿐, 산보나 소풍 온 시민들의 거의 눈에 띄지가 않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관리가 부실한 공원을 누가 찾을 것인가?
어렵게 통화한 다산면의 담당자는 예산 부족으로 관리가 힘들다고 한다. 내년에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 멋진 우륵공원을 기대해 보기로 하자.
내년에는 아름다운 우륵공원을 시민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와 관리에 힘써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윤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