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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단상_木曜斷想] 언어문화
  • 푸른신문
  • 등록 2020-10-15 14: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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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이다. 언어에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뿐 아니라 인격과 교양이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언어를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읽고 서로를 이해하기도 한다.
이러한 언어의 혼돈이 요즘 너무 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줄임말이나 여러 나라 말이 뒤섞인 언어들이 지나치게 넘쳐나고 있다. 가끔 젊은이들 사이의 대화를 듣다 보면 분명 우리나라 말 같은데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말을 줄여서 하기도 하고 외국어와 우리말이 뒤섞인 국적불명의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신조어들도 여과 없이 마구 생겨나고 있다.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신조어는 가금 세대 간 의사소통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현상에 대한 사회적 대처는 매우 부족해 보인다. 오히려 이러한 사회현상을 바로잡아야 할 책무가 있는 기관이나 사람조차 이런 유행에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스럽다. 공영 방송이나 공익 캠페인에도 우리말과 외국어가 뒤섞인 정체불명의 단어가 방송을 타고 흘러나오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용어도 그에 맞게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의 건강한 언어생활이나 세대 간 원활한 소통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고민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어른들도 가끔 친구와 하는 대화에서 ‘ㅆ’이 들어가는 표현을 상습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더 친한 감정을 나타내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모르면 마치 시류에 뒤처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이런 언어들은, 건조한 일상에 약간의 재미를 더해주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럼 현상이 계속되다 보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나중에는 ‘그릇됨’이 ‘옳음’을 덮어버릴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이 더 확산되기 전에 언어를 정화시키고 언어의 품격을 높이는 사회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말은 마음에서 나온다. 웅변가라고 모두 훌륭한 언어를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학력이 높다고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어려운 한자어나 외국어를 많이 구사하지 않아도 품격 있는 언어를 구사할 수가 있다. 마음을 전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유행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재미있게 꾸미지 않아도 된다. 어눌하더라도 진심이 묻어나는 한마디 말로도 얼마든지 상대를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돈을 지불하고 먹는 밥이지만 식당을 나오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는 한마디. 내가 내는 관리비로 월급을 주면서 청소나 경비를 맡기지만 “수고 많으십니다”라는 한마디. 내가 주문한 물건을 집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 기사에게 “감사합니다”라는 한 마디. 말 한마디로 감동을 받을 수도 있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도 있다.

변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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