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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문화유적 탐방] 136.비슬산 금수암 전망대와 금빛약수
  • 푸른신문
  • 등록 2020-10-08 15: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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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우리고장 랜드마크 비슬산. 자타가 공인하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천혜 관광자원의 보고다. 생태관광자원으로서는 물론이요, 비슬산자연휴양림·화원자연휴양림 같은 휴양관광자원, 대견사·유가사·용연사·소재사 등의 불교관광자원 등 다양한 유형의 많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중창 불사한 대견사는 비슬산관광자원개발의 하이라이트였다. 당시 대견사 중창과 함께 개발된 또 하나의 관광자원이 있다. 비슬산자연휴양림과 대견사 중간쯤에 위치한 금수암 전망대다. 이 전망대는 비슬산 주능선과 서쪽 사면 대부분을 조망할 수 있는 비슬산 최고의 뷰포인트다. 그런데 전망대를 찾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곳이 있다. 금수암 전망대 바로 아래에 있는 ‘금수암샘’이다. 이번에는 금수암 전망대와 함께 금수암 ‘금빛약수’로 불리는 신기한 샘에 대해 알아보자.

2) 비슬산 최고 뷰포인트, 금수암 전망대
산을 제대로 보려면 산속으로 들어가지 말고 맞은편 산에 올라야 한다. 팔공산을 제대로 보려면 앞산에 올라야 한다는 말이 그 말이다. 팔공산은 동서로 길게 뻗은 산이다. 그래서 앞산, 혹은 대구 시가지 쪽에서 바라봐야 서쪽 가산에서부터 동쪽 갓바위까지가 한 눈에 다 들어온다. 비슬산은 대구 남쪽 청도·창녕지역에서 대구가 있는 북쪽으로 산줄기가 뻗어 있다. 그래서 비슬산 서쪽인 현풍읍내 쪽에서 바라봐야 남북으로 이어진 주능선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원경이 아닌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천왕봉·대견봉·조화봉·관기봉 등 해발 1,000m가 넘는 비슬산 주능선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막힌 뷰포인트가 있다. 바로 금수암 전망대다.
금수암은 한자로 ‘金水巖’이다. 금빛 물이 솟아나는 바위란 뜻. 비슬산자연휴양림에서 임도를 따라 30~40분 정도 쉬엄쉬엄 올라가다보면 전망대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등산로를 이용하면 좀 더 빨리 갈 수 있다] 이곳에서 전망대 방향으로 몇 걸음 걷다보면 모두 180개의 계단으로 된 데크가 있다. 데크길을 5-10분 정도 오르면 해발 약 860m 금수암 정상에 조성된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북쪽으로는 비슬산 최고봉인 천왕봉(1,084)을 비롯해 대견봉(1,035), 대견사, 조화봉(1,058)을, 서쪽으로는 현풍·유가·구지·고령지역과 낙동강을, 남쪽으로는 관기봉(992) 등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뿐이 아니다. 세계최대규모로 알려진 비슬산 암괴류[천연기념물 제435호]와 애추·토르 같은 특수지형까지도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금수암 전망대는 비슬산의 주능선은 물론 깊은 속살까지도 한 자리에서 조망이 가능한 까닭에 비슬산 최고 뷰포인트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는 숨겨진 보물이 하나 있다. 많은 이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금수암 금빛약수’가 그것이다.


3) 착한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금빛약수
전망대 오르는 데크길 마지막 고비쯤에 이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 길은 금수암 전망대로 가는 길, 좌측 길은 전망대 바로 아래 금수암샘으로 가는 길이다.[참고로 이정표가 없다] 금수암샘 가는 길은 막다른 길로 길이 끝나는 지점에 금수암이 있고 바위 아래에 작은 샘이 있다. 이 샘이 금수암의 유래가 되는 금수암샘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금수암은 금빛 샘물이 나는 바위란 뜻이다. 샘 앞에 달성군에서 설치한 안내판이 있는데 그 내용이 자못 흥미롭다.

금빛약수
금수덤이라고도 한다. 덤이라는 말은 바위라는 말인데, 덤 속에서 물이 나온다. 그 색깔이 금물처럼 누렇고 그 물을 몸에 바르면 누렇게 된다고 한데서 금수지가 유래했다. 보통 정신이 부실한 사람이 그 물을 보면 물에 올챙이 같은 것이 들어 있고, 뱀이 나오고 심지어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출처 : 비슬산(1997.11.11. 발행. 달성군]

필자는 지금까지 금수암샘을 세 번 다녀왔다. 그런데 첫 번째, 두 번째와는 달리 세 번째 방문에서 신기하게도 금빛약수를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두 번째 본 금수암샘은 등산을 하다 만나는 바위 틈 석간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물론 해발 860m 암봉 아래에서 솟는 샘이란 점은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020년 10월 4일 오후에 찾은 세 번째 금수암샘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안내판의 설명대로 샘 속에 금빛약수가 있었다.
세로로 길쭉한 형태의 금수암샘 크기는 세숫대야보다 조금 더 큰 정도다. 그런데 세 번째 방문 때는 샘물 수면의 2/3정도가 누런 금빛을 띄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금빛보다는 누런 빛깔에 가까운 액체가 마치 물위에 뜬 기름처럼 수면 위에 떠있었다. 봄철 송홧가루가 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하도 신기해 조금 떠서 손등에 칠해보기도 하고 혀끝에 대고 맛도 봤다. 광채가 없어 그렇지 금빛물감을 바른 것과 비슷했고, 특별한 향이나 맛은 없었다. 지나는 이가 있으면 붙들고 물어볼 요량으로 한 시간 넘게 짙은 운무 속에서 가랑비를 맞으며 오가는 사람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찾는 이가 없었다.
지금의 비슬산자연휴양림 탄생의 주역이자 비슬산권역 최고의 전문가인 권영시 선생께 금수암샘에 대해 질문을 하니, 선생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휴양림 개발을 한창 하던 시기였어요. 매일 한 노인이 산에서 물통을 지고 내려왔어요. 무슨 물이냐고 물었더니 금수암에서 나는 신비한 금빛약수라고 하더군요. 피부병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노인에게 물어 샘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샘이 길도 없는 비탈진 바위 정상 바로 아래에 있어 정말 힘들게 찾았어요. 샘물을 보니 노인의 말처럼 정말 금빛을 띄고 있었어요. 더욱 신기한 것은 샘에서는 분명 뿌연 황금빛 물이었는데, 샘 바깥으로 가지고 나오면 금빛이 사라졌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했던 경험이었어요.

4) 에필로그
수소문을 해보니 금빛약수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물빛이 다르다고 한다. 어떤 때는 그냥 무색의 물빛이었다가, 어떤 때는 필자가 본 것처럼 금빛 액체가 떠 있기도 한단다. 금빛액체도 어떤 때는 소량이 떠 있고, 또 어떤 때는 수면 전체를 뒤덮을 때도 있단다. 예전에는 금가루를 푼 듯 샘물 전체가 누르스름했다는데, 무슨 연유인지 지금은 누런 액체 형태로 수면에만 떠있다. 어떤 이는 이를 보고 암석의 광물질이 물에 녹은 것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버섯류 때문이라고도 한다. 여하튼 필자는 금빛 액체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다만 세 번의 경험으로 인해 안내판에 소개된 ‘정신이 부실한 사람이 그 물을 보면…’ 이라는 금빛약수의 유래가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다.
‘혹시 지금도 그 노인이 있어 금물을 떠간 직후면 평범한 물이요, 물을 뜨기 전이면 금물인 것이 아닐까?’

송은석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 / e-mail: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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