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수 년째 작은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박대희(60) 씨는 매년 가을철만 되면 걱정이 하나 더 생긴다. 가을철에 특히 발생률이 높아지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에 진드기 감염병까지 걱정이 많다.
“매번 긴 옷을 입고 작업장에 들어가는데도 일하다 보면 땀이 나서 옷을 걷어 올리게 되고 그럼 또 진드기한테 물릴까봐 불안하고요”
국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로는 크게 세균성 질환인 쯔쯔가무시증과 바이러스성 질환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매년 4천 명 이상 발생하는 진드기 감염병으로 털진드기 유충이 동물의 체액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발열 및 발진이 있으며 다행스럽게도 보통은 7일에서 10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오한이나 발열 증세도 보여 가벼운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한 세균성 질환으로 진드기 유충에 물려 생기는 짙은 색의 딱지를 통해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도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이하 SFTS는 감염시 고열을 보이며 혈소판도 감소한다. 매개 진드기로는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추정되며 안타깝게도 이 진드기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종이다.
SFTS는 치명률이 쯔쯔가무시증에 비하여 높긴 하지만 이 역시 자연스럽게 바이러스가 줄어들고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잠복기는 며칠에서 2주 정도로 중증으로 진행되는 환자의 대부분이 고령이므로 특히 고령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라면 특히 더 주의를 요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풀밭에는 되도록 피부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고 야외활동 후 반드시 옷을 털거나 갈아입을 것을 권고한다.
다가오는 추석 전후에는 조상의 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평상시보다 더욱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