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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초연금, 우리 사회의 격(格)을 높이다
  • 푸른신문
  • 등록 2020-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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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험으로 도입된 국민연금은 이미 고령에 접어든 부모세대를 소외시켜 ‘불효연금’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사회보장적 측면에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경로수당, 경로연금 등의 얄팍한 혜택이 주어지기 시작했고, 2006년에 ‘기초노령연금’이라는 이름이 붙어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변신하게 되었고 결국 2014. 5월 기초연금법이 제정되기에 이른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불효연금’이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다. 2014. 7월부터 최초로 기초연금이 지급되어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 노인들의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2020. 4월말 현재 전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822만 명이고 그중에 66.2%인 544만 명이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 대구시는 389천 명 중 68.7%인 267천 명, 경북은 560천 명 중 75.6%인 423천 명이나 기초연금을 수급하고 있다. 노후소득보장 측면에서 보면 기초연금만큼 짧은 기간에 이처럼 크게 영향을 미친 제도가 있을까. 
해마다 국민연금 연구원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여 ‘기초연금의 사회경제적 효과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다. 기초연금이 제도의 목적을 잘 달성하고 있는지, 어르신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효과는 어떠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2019년에도 기초연금 수급자 2,000명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 면접조사를 통해 그 분들의 생각과 수급 이후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 결과, 82.4%는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하였으며, 61.2%는 수급액에 만족하였고, 수급자의 절반 이상은 ‘나라가 노인을 존중해 준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연금액이 월 최대 30만원으로 인상된 소득하위 20%이하 수급자 중 88.1%는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하였다. 기초연금이 노후의 걱정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사회로부터 존중받는다고 느끼며 어르신들에게 경제적·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어르신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1:1 면담에서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기초연금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라는 질문에 대해 어르신들은 ‘안심’, ‘행복’, ‘효도연금’, ‘감사’라고 응답했다. 생활에 여유가 생겨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자녀 등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겠다고 느낄 만큼, 기초연금은 어르신들에게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 동안 ‘몰라서 못 받는’ 어르신이 없도록, ‘한 분이라도 더’ 받으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상담한 공단의 노력이 어르신들에게 경제적,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아 참으로 흐뭇하다. 기초연금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느끼는 책임감도 적지 않다.
앞으로도 지역사회 어르신들이 한 분이라도 더 기초연금을 받으실 수 있도록 찾아 안내하고 상담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 어르신들이 미처 준비 못하고 노년을 맞이했더라도 생활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또 이렇게 권해드리고 싶다. 현재 만 65세에 도달 하신 분이거나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적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망설이지 마시고 ‘일단 한 번 신청’해 보시라고 말이다. 
아직 우리 사회 많은 분들의 노년은 아득하고 힘겹다. 길어진 삶에서 기초연금이 최소한의 버팀목인 분들이 적지 않다. ‘기초연금‘이 노후의 고단함을 모두 덜어 드릴 수는 없겠지만, 어르신들의 삶 속에 든든하고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기초연금은 우리 사회의 격格을 높여가고 있다.

김백기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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