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을 기념하는 한편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했다. 올해가 24회째다. 또 5월 10일은 바다식목일, 올해 8회째였다. 바다에 해조류를 심어 훼손된 연안 생태계를 복원하고 바다 속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6월 5일은 UN이 정한 환경의 날이다. 국제사회가 지구환경의 보존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한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이런 기념일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특히 바다식목일은 너무 생소하게 느껴진다. 식목일은 산림을 푸르게 가꾸는 날이고 바다식목일은 바다를 푸르게 가꾸는 날이라고 한다.
환경 관련 기념일은 이밖에도 세계 습지의 날, 지구의 날, 오존층 보존의 날,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 등 매우 많다. 기념일이 이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일회성 행사에 그칠 뿐 기념일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제대로 달성되지 않는 것 같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다른 기념일에도 같은 지적이 따르지만 기념일은 하루 행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루고자 하는 내용이 사회전반에 전파되도록 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다. 특히 환경문제는 일 년 365일 꾸준하게 이루어 져야 하는 일이다. 인식의 전환과 실천이 따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강조하고 계도해야 한다.
바다는 모든 물이 최종적으로 흘러 들어가는 곳이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부모의 마음, 스승의 마음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보도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쏟아져 나온다. 주면 안 되는 것까지 너무 많은 것을 바다에 내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한 포장재, 일회용품 등 쓰레기가 해양 오염의 또 다른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와 홍콩의 해안에서는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이 다량 수거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1회용품을 사용하는 일, 특히 플라스틱을 바다에 버리는 일은 모두 미필적 고의를 범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바다는 지구표면의 70%, 지구상 물의 97%를 차지할 정도로 지구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바다는 태양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지구표면 온도의 상승도 막아줄 뿐 아니라 지구 최후의 자원보고라 불릴 만큼 소중한 자원도 제공한다. 그러나 공기의 고마움을 잊고 살듯이 바다의 소중함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바다를 이대로 대하면 언제 어떤 재앙을 만날지 모른다.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 바다 환경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나서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전국의 해수욕장이 서서히 개장하고 있다. 일시적인 즐거움에 취해 바다를 함부로 대하면 감당하기조차 힘든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코로나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고 한다면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바다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