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청답] 도시청년들의 새로운 대안 슬로우 시골라이프

靑問靑答: 청년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

필자는 몇 해동안 청년들 사이에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시골 살아보기가 미디어에서 나오는 몇 셀럽들의 삶을 동경한 하나의 트렌드로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으론 방송에서 조용한 시골에 지나친 관심을 기울여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고 지가 상승과 임대료 상승을 초래해 결국 기존에 정주하고 있던 주민들이 마을과 부락에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대구는 전국 5대 광역시에 속하는데 인구가 230~40만에 이르지만 1,000만이 훨씬 넘는 인구가 정주하는 수도권에 비하면 인구 밀집도가 숨이 턱턱 막히는 수준이 아니다. 지나치게 거대해진 메가시티의 복잡함 속에 놓인 편리함과 시골의 한적한 여유 그 어느 중간 지점에 대구가 놓여있어 필자는 대구를 참 좋아한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대구가 서울보다 좋다는 청년들을 제법 현장에서 많이 만난다. 그래서일까? 서울이나 경기권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도심생활에 지쳐 힐링이 필요하다는 말에 어느 정도의 공감은 가지만 무릎을 탁 치며 느끼는 수준의 공감은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이 도래하면서 도심에서의 문화생활과 여가생활이 힘들어진 탓에 요즘 부쩍 가족단위로 그리고 친구들과 교외로 반나절, 하루를 주말을 보내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주말을 지나고 현장에서 청년들을 만나 주말 동안 뭐했어요라고 물어보면 시외로 나가 글램핑이나 캠핑을 하거나 시외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고 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단순히 몇 번 방문하는 청년들의 시골 체험이 아니라 시골에서의 삶, 생활을 영위하면서 취창업의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 이유다. 성공적인 시골라이프를 영위하고 있는 몇 귀농, 귀촌 청년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실제로 지난 주말을 오롯이 시골에서 보내며 아래 질문들에 대한 정리를 내려볼 수 있었다.

추현호 위원이 실제로 시골의 마을을 돌아보며 옛것에 새로운 기술을 더한 지속 가능 비즈니스모델을 검토 하고 있다.

시골에서 생계를 어떻게 꾸려나갈 수 있을까?
청년입장에서는 시골에 가면 깨끗한 자연환경과 보다 한적한 아날로그 감성을 비롯해서 그 자체만으로 좋은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커리어 개발과 생계 문제라는 큰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도심에서 충분한 돈을 벌고 경제적 여건이 갖춰진 상태라면 검소하고 합리적인 소비만으로 채워지는 시골 라이프도 물론 너무 매력적이고 좋다. 하지만 소비를 위한 시골라이프가 아니라 생산을 위한 시골라이프가 가능 하다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청년들이 조금만 눈을 돌리면 돈도 많이 벌고 커리어개발에도 정말 힘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기회들이 시골에도 있다. 군 단위, 혹은 시 단위의 농업기술센터에 문의를 하면 귀농, 귀촌을 위한 다양한 정책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 차세대 미래 영농후계자를 위한 다양한 6차 산업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 있는 만큼 관련분야에서 취창업 대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시골이여서 안되고 도시여서 되는 게 아니다. 장소를 떠나 어떤 마음 가짐으로 취창업을 대하느냐가 목표 달성의 필수요소다.

어떤 정책들이 있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청년 농부이다. 청년 일자리, 청년주거 그리고 사업화자금까지 연계된 정책이 마련되어있다. 청년들이 시골로 주소지를 옮기고 시골에서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창업활동을 할 때 필요한 금융, 지식, 네트워크,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해주는 많은 지원정책들이 있다. 물론 농업과 직, 간접적으로 연결된 분야가 시골에서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꼭 농업 관련 제조, 가공위탁 분야로 국한될 필요는 없다. 이미 귀농,귀촌 생활에 뜻을 품은 청년들이 정책 지원으로 자리를 잡고 지역 특산물과 온라인을 결합하여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모델로 시골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면서 생활하고 있는 사례를 여러 곳에서 들을 수 있다.

하루 이틀은 괜찮을 수 있지만 도시 청년들에게 시골이 혹 너무 심심하지는 않을까?
청년들이 지역 특산물이라던가 지역 명소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축제와 페스티벌을 손쉽게 정보를 검색하고 참가할 수 있는 그런 시대이다. 단순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축제나 문화 활동에 참가하는 정도를 오히려 넘어서고 있는 추세다. 시골에 기반을 두고 매력적인 콘텐츠로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 삼아 도시민들에게 위로와 힐링이 되는 축제를 청년들이 직접 기획 하고 진행하고 있다. 점점 더 다양한 시골 지역에서의 청년 축제 그리고 청년 커뮤니티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시골에서 정주하고 있는 기존의 마을 주민들은 청년 유입을 반길까?
청년들이 시골로 유입되는 것이 시골 입장에서도 한편으로는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대구 근방의 경북 여러 읍, 면들만 하더라도 지금 마을 소멸위기에 처해 있다. 전입인구가 없고 또 정주하고 있는 인구가 초고령화가 되고 있다. 마을의 활력이 사라지는 것은 인구소멸 과정 중 나타나는 현상이고 남아있는 인구가 점차 줄어들면서 마을과 부락 전체가 없어지는 결과는 필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다른 기획과 열정을 지닌 청년들이 시골에 가서 살아본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시골 입장에서는 너무 좋고 반길만한 일이 될 수가 있다.

시골라이프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꼭 생각해보면 좋을 포인트는 무엇일까?
요즘 여러 시골에서 마을 단위로 또는 군 단위, 시 단위로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귀농 귀촌을 고려하는 그런 청년뿐만이 아니라 베이비 부머 세대들까지도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고 지원율이 높은 편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실제로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골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가 있다. 지역 농가를 방문하고 마을 속에서 주민들과 함께 살아보면서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서의 시골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힐링 개념으로 제주도 한달살기와 같은 활동들이 최근 많이 유행하고 있는 데 힐링과 치유의 개념으로서의 시골 생활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새로운 취창업의 대안으로 청년 시골 살아보기를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막상 시골로 주거지를 단번에 옮기려니 여러 걱정이 들 수 있다. 그래서 미리 한번 체험해 보는 이런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시골 경험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참고할 만한 정보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촌종합센터를 참고보면 전국의 다양한 귀농귀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추현호 대구청년정책위원회 위원 / e-mail: ilmare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