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_木曜斷想] 우리 소리, 우리 문화

TV조선의 미스트롯 2가 전 국민적 관심 속에 끝이 났다. 늦은 밤 시간에 방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2%가 넘는 시청률과 600만이 넘는 문자투표가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번 경연도 몇 가지 화제를 낳았지만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최종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국악을 공부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실력이 뛰어난 젊은 국악인들이 최근까지 여러 프로그램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각종 경연프로그램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많이 내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상위 순위를 석권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 소리도 얼마든지 다른 음악 음악과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며, 나아가 우리 소리가 바탕이 되어야 다른 음악도 더 풍부해지고 깊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국악은 항상 변두리에 있었다. KBS의 ‘국악한마당’을 비롯한 국악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지만 시청률이 극히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TV에 국악이 나오면 거의 자동으로 채널을 돌리게 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러나 서양음악에 밀려 소외되었던 국악이 최근 젊은 국악인들에 의해 재해석되고 다른 음악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로움을 시도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여러 곳에서 국악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면서 국악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은 전 세계에서 2억 명이상이 봤다고 한다. 그 영상에 등장하는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해서 밴드음악으로 옮겨왔다고 하는데 율동과 음률이 재미있어 저절로 따라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소리도 구성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현대가요를 국악 형식으로 재구성하기도 하고 국악을 현대음악으로 재구성하는 다양한 실험들이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은 국악의 세계화가 머지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실험적 시도와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에서의 활약이 국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임은 물론 국악의 부흥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한때 고 박동진 명창이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잠시나마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제 국악계를 비롯한 문화계에서도 이렇게 좋은 우리 소리가 왜 서양음악보다 대중적 관심을 덜 받았는지, 우리 문화에 대한 자존심을 어떻게 회복하고 세계화에 맞추어 어떻게 가꾸어 나갈지를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BTS라는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무대를 주름잡듯 우리 소리 우리 문화도 세계무대에서 더 각광받는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변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