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_木曜斷想] 국가대표와 스포츠문화

국가대표 선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비롯한 국가대항 스포츠경기에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에는 많은 국민들이 TV앞에 앉아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한다. 그러다 메달이라도 따게 되는 순간에는 함께 기뻐하고 함께 눈물 흘린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분전은 이렇게 국민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준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것이다.
국가대표가 주는 명예 때문에 프로 선수든 아마추어 선수든 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 자체를 선수 생애의 최고 목표로 삼기도 한다. 국가대표는 다양한 과정의 평가를 토대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되므로 선발되었다는 자체만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또, 그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태극기가 주는 무게만큼 무거운 책임감도 느낄 것이다. 이러한 국가대표 선수가 인격에서도 모범을 보인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스템은 국가대표를 선발할 때 선수의 인격이나 도덕성을 검증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가대표가 되려고 하는 경우도 생기고 그에 따른 잡음도 가끔 나타난다.
우리는 지나치게 스타 선수, 성적 위주의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몇 해 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외국 선수는 웃고 있는데 은메달을 딴 우리 선수는 오히려 울상을 하고 있는 장면이 TV화면에 비친 적도 있었다. 성적 지상의 스포츠문화가 만들어 낸 장면이다.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만 중시하는 스포츠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한, 현재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스포츠폭력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제 선수나 관중이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선수 스스로 경기력 향상이나 인격 수양에 힘써야 함은 당연하지만, 최고가 되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그 과정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야 한다.
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도 청소년교육이 체육에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스포츠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누구보다 앞장서 스포츠와 교육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가슴에 담아야 하듯이 스포츠 선수들이 쿠베르탱의 이념을 가슴에 새기도록 하는 교육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어린 선수들의 바른 인성교육은 물론 국가대표 선발기준, 선수 지도 등 체육계 전반에 걸쳐 근본부터 다시 세우는 작업을 더 늦기 전에 진행해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바람직한 스포츠문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 많은 스포츠전문가의 의견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스포츠행정의 악습을 모두 버리고 진정한 스포츠정신이 구현되는 스포츠문화가 만들어 지기를 기대한다.

변점식